요즈음 교통 분야는 정책·기술적으로 기존 '교통(Transport)'보다 '모빌리티(Mobility)'를 자주 사용하고 있지만 차이를 정확하게 구분해 정의한 경우는 드물다.
우선 법적 정의부터 살펴보자. 통합교통체계법은 교통이란 '사람 또는 화물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행위, 활동, 기능 또는 과정 등을 말한다'이다. 모빌리티혁신법에서 모빌리티란 '사람 또는 물건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운송하는 행위, 기능 또는 과정으로서 이와 관련한 수단, 기반시설 및 일련의 서비스를 통하여 확보할 수 있는 수요자 관점을 고려한 포괄적 이동성을 말한다'로 정의하고 있다. 차이는 후반부의 '~~ 수요자 관점을 고려한 포괄적 이동성'인데 체감되는 용어들은 아닐 것이다.
모빌리티 관련 시장조사 현황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3개 핵심분야가 있는데 연계성(Connectivity), 자동화(Automation), 공유화(Sharing)다. 3개 분야 간의 관계를 통해 모빌리티를 설명해보자. 자동화와 공유화는 단순히 수단의 자율주행차와 같은 자동화와 공유차와 같은 공유화로써 관계를 살펴보면 현재 공유차 서비스는 유인(有人)기반의 운영·관리와 이용서비스는 수요자(관리자, 이용자) 관점에서 효율성과 안전성을 답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배경으로 웨이모(Waymo One)나 지엠(GM) 크루즈(Cruise)가 제공하는 로봇택시라는 새로운 모빌리티(Automated-Shared Mobility)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자동화(자율주행차)만 가지고 공유화가 될 수 있을까? 언뜻 보면 가능해 보이나 일반차와 혼재 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위해서는 교통체계 구성요소(이용자, 수단, 인프라) 간 지능적 상호작용(Intellectual Interactions)을 위한 연계기능(Connectivity)이 필수적이다.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C-ITS)이 연계기능의 핵심이며 차량전용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C-ITS는 차대 차(Vehicle-to-Vehicle), 차대 인프라(Vehicle-to-Infrastructure) 뿐만 아니라, 이용자(보행자, 운전자), 교통관리센터(Center)까지 모든 교통체계 구성요소의 실시간 상황정보를 연계·통합(V2X)시킴으로써 모빌리티의 자동화와 공유화 수준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킬 있다.
여기서 주지할 사실은 이용자-수단-인프라 등이 개별적·독립적으로 개발·발전하기보다 연계기능(Connectivity) 기반으로 끊김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휴대폰없이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개인비서(모니터링, 이메일, 결재 등)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그 이상의 다양한 맞춤형 모빌리티(업무, 의료, 음식, 레져 등)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역시 주변 수단과 인프라 정보와의 맞춤형 연계·처리(personalization·contextualization)가 필수다. 이러면 모빌리티는 자연스럽게 기존 '교통'이라는 통행목적을 위한 단순한 물리적인 이동을 넘어 궁극적인 경제활동까지 가능해진다. 즉 모빌리티란 '교통체계의 유기적인 연계(Connectivity)를 통해 통행의 과정(예약↔수행↔종료)과 목적(경제활동)이 자동화·공유화가 이뤄지는 교통서비스(TaaS:Transport as a Service)'라고 애기할 수 있겠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모빌리티가 C-ITS 기반의 교통체계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팀장 kpkang@ko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