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전북대, 인간의 뇌 본떠 초민감 전자피부 개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이건우)은 이윤구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임재혁 전북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 신경 시스템'을 본떠 만든 초민감 전자피부용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와 같은 미래형 기기에 적용될 수 있으며, 투명성과 물리적인 유연성까지 갖춰 투명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압력 센서는 작은 변화나 힘을 감지해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다. 스마트폰, 헬스케어 기기 등에서 터치, 심박수, 근육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압력 센서 기반의 전자피부는 인간의 피부처럼 미세한 압력을 감지,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의료 모니터링 기기, 로봇의 감각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전자피부를 더 실용적으로 사용하려면 단순히 압력을 감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투명성과 유연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

왼쪽부터 이윤구 DGIST 교수, 임재혁 전북대 교수, 구지우 서울대 학생, 김종윤 DGIST 박사, 고명석 전북대 박사.
왼쪽부터 이윤구 DGIST 교수, 임재혁 전북대 교수, 구지우 서울대 학생, 김종윤 DGIST 박사, 고명석 전북대 박사.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을 본떠 만든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뇌는 뉴런과 아교세포가 협력해 복잡하고 빠르게 신호를 전달한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본떠 나노입자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만들어, 작은 압력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압력센서를 설계했다.

이번에 개발된 압력센서는 민감할 뿐 아니라 투명하고 유연하다. 심박수와 손가락 움직임 같은 작은 변화는 물론, 물방울의 압력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 또 1만번 이상 반복 사용해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뜨겁거나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압력센서는 뇌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을 본떴다.
연구팀이 개발한 압력센서는 뇌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을 본떴다.

이윤구 교수는 “센서 구동에 대한 기초적인 메커니즘 연구를 지속해 향후 인간의 피부를 모사한 인공 촉각 센서 개발과 투명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구지우 박사과정생, DGIST 에너지공학과 김종윤 박사, 전북대학교 고명석 박사의 주도로 진행됐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과제 및 태양 에너지 지속가능 활용 선도연구센터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분야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10월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