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 증가에 힘입어 증권사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거래의 가파른 증가세로 인해 증권사 3분기 실적도 순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외 주식의 높은 수수료율이 줄어든 국내 시장의 수익 감소를 상쇄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에서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종에 대한 긍정적 투자의견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국내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증권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지만, 해외주식을 통한 수수료 수익이 이를 채워주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자체 운용 수익 제고는 물론 대형사를 중심으로 속속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재개되면서 투자은행(IB) 수익 역시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해외주식 거래는 증권사 입장에게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주식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8조22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스레 국내주식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도 크게 줄었다. 반면 3분기 해외주식 결제 대금은 하루 평균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78.2%, 직전 분기 대비 29.4%가 증가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거래대금이 전 분기대비 20% 감소하고 해외 거래대금 40% 증가 시할 경우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2.4% 감소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큰 폭으로 증가한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부진한 국내 주식 거래대금을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 증권사 3분기 실적 역시 해외주식 약정액에 따라 크게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기준 외화증권 거래대금 규모는 키움증권, 토스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순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역시 외화증권 거래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하는 만큼 해외 증시 거래 고객이 많은 증권사일수록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토스증권의 경우 지난 2분기 전체 금융투자상품 거래대금에서 외화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48%에 이른다. 수수료 수익의 경우 전체의 87%가 외화증권 거래에서 나올 정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더는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에서 유의미한 브로커리지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해외 증시 투자가 대세가 되면서 투자자들이 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는 증권사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브로커리지 부문 외에도 증권가 3분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보험사의 자본확충 수요 확대 등으로 채권시장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부동산PF 신용공여 규모도 직전 분기 대비 6% 성장하는 등 부동산 금융의 사업 재개 역시 이어지고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