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적대적 M&A로 희소금속 공급망도 위험하다”

고려아연 “적대적 M&A로 희소금속 공급망도 위험하다”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로 비철금속 뿐만 아니라 희소금속 공급망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납), 은, 구리 등 비철금속 외에 희소금속 생산과 공급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희소금속이란 자연에 소량만 존재할 뿐 아니라 채굴이 쉽지 않지만 높은 가치를 지닌 금속을 가리킨다. 일부 희소금속은 특정 몇 개 국가만 생산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측면에서 고려아연의 역할은 중요하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전세계 광산에서 들여온 아연 및 연 정광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정광 내 극소량의 희소금속을 추출해 제품화했다. 고려아연은 아연 및 연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에서 각종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공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희소금속 추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현재 고려아연은 인듐과 카드뮴, 텔루륨, 코발트 등의 희소금속을 생산하고 있다.

금속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인듐은 고려아연의 글로벌 넘버원 생산품목 중에 하나다. 전 세계 인듐 수요는 연간 약 1400톤인데 이 가운데 약 150톤(약 11%)을 고려아연이 책임지고 있다. 특히 순도 99.999%의 뛰어난 품질로 전 세계 인듐 시장에서 선도업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인듐 시장에서는 거의 유일한 공급 업체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기차 양극재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도 생산한다. 코발트는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다. 전 세계 코발트 광물의 70%가 콩고에 있어 자원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정관 내에서 극소량의 코발트까지 뽑아내고 있다. 특히 향후 니켈 제련이 더욱 활성화할 경우 니켈 원료 안에 더 높은 비율의 코발트가 함유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태양전지와 열전소재, 축전기,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이는 텔루륨도 연간 176톤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널리 알려진 아연과 연, 은 외에도 고려아연은 산업계에서 중요한 다양한 핵심 희소금속도 생산한다”며 “해당 희소금속들 대부분은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공급망 안정화 측면에서 고려아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과 호주의 갈등 속에서 발생한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국내에선 속수무책이었다며 국내 핵심 '희소금속'을 주요기술진들이 해외 경쟁사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 것”이라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는 머니게임 아닌 '산업계의 생존'이자 '실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단일제련소 기준 세계 최대의 아연을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동(구리)은 오직 재활용 원료로부터만 제품을 생산하면서 친환경 동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고려아연은 세계 은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