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전 세계 독점 공급하고 있는 ASML이 초미세 회로 구현을 위한 '하이퍼 NA'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퍼 NA EUV는 현재 상용화된 '하이 NA' EUV 대비 렌즈 개구수(NA)가 높은 장비다. 더 작은 영역까지 빛을 조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더 미세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진다.
박석중 ASML코리아 부사장은 16일 전자신문과 반도체 패키징 발전전략 포럼이 공동 주최한 '반도체 한계를 넘다' 콘퍼런스에서 “트랜지스터 축소를 위한 필수 기술이 EUV”라며 “2030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이퍼 NA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ASML이 국내 콘퍼런스에서 하이퍼 NA EUV를 소개한 건 처음이다. 지난 6월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소인 아이멕 주최 콘퍼런스에서 하이퍼 NA를 첫 공개한 이후 한국에서 자세한 설명 시간을 가진 것이다.
박 부사장은 “EUV 기술 고도화로 웨이퍼 양품율을 2030년까지 3.5배 개선하는 게 목표로, 이를 위해 하이퍼 NA 확장이 필요하다”며 “ASML은 더 낮은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퍼 NA는 렌즈 개구수가 0.55(하이 NA)에서 0.75로 확대된 장비다. NA가 늘면 지금보다도 더 작은 회로를 그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며, 반복해야 하는 공정도 줄일 수 있다. 반도체는 생산성이 매우 중요한 데, 초미세 반도체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박 부사장은 “다음 10년에는 반도체 초미세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하이퍼 NA EUV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 대비 빛의 파장이 짧아 나노미터(㎚) 단위 미세 회로 형성에 유리하다.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미세 회로 구현이 필수로, EUV 노광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ASML이 유일하다.
박 부사장은 2㎚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는 하이 NA EUV 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하이 NA EUV 장비를 활용하면 결함을 줄여 20%의 비용 절감과 공정 프로세스 간소화가 가능하고, D램의 경우 생산성을 7배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미 주요 반도체 기업에 출하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이 NA EUV 장비를 최초로 도입한 기업은 인텔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TSMC 등도 모두 하이 NA EUV 장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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