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진동제어하고 에너지 수확하는 소자 개발

카이랄 구조 메타물질로 진동 제어하고 에너지 수확하는 소자 개발

포스텍(POSTECH)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기전자공학과 교수와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박정훈·이건 씨 연구팀이 모든 방향의 탄성파를 제어해 진동을 줄이는 동시에 고성능 파동 에너지를 수확하는 메타물질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탄성파는 물체가 진동하거나 충격을 받을 때 발생하는 파동으로 사람들이 매일 겪는 진동의 에너지다. 우리가 느끼는 소리나 지진도 탄성파의 일종이다. 이러한 파동은 다양한 방향으로 퍼지며 물체를 변형시키기도 하는데, 저주파 탄성파는 주기가 길고 파장이 커 장비나 건물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진동을 줄이는 동시에 고성능 파동 에너지를 수확하는 메타물질 기술을 개발한 연구진(왼쪽부터 노준석 교수, 박정훈·이건 씨
진동을 줄이는 동시에 고성능 파동 에너지를 수확하는 메타물질 기술을 개발한 연구진(왼쪽부터 노준석 교수, 박정훈·이건 씨

연구팀은 카이랄(Chiral) 구조를 갖춘 기계적 메타물질로 저주파 대역에서 발생하는 탄성파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카이랄 기계적 메타물질의 특성을 이용해 탄성파가 통과하지 못하는 구간(밴드갭)을 만든 후 메타물질에 의도적으로 결함을 추가해 탄성파를 집속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체 구조에 변형을 주지 않으면서 다양한 방향에서 발생한 탄성파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진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수확할 수 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물체가 휘어지는 형태의 진동(굽힘파)에서는 기존보다 20.5배, 물체가 압축하면서 동시에 회전하거나 비틀리는 형태의 진동(종-비틀림파)에서는 511.4배 더 많은 전력을 얻었다.

카이랄 기계적 메타물질과 진동 저감 완전 밴드갭 및 파동 국소화 및 에너지 수확 메커니즘의 도식
카이랄 기계적 메타물질과 진동 저감 완전 밴드갭 및 파동 국소화 및 에너지 수확 메커니즘의 도식

이번 연구는 저주파 대역의 모든 방향 탄성파를 제어하면서 동시에 전기 에너지를 수확하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기술은 교량과 고층 빌딩, 자동차, 항공기 등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제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구조물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고, 웨어러블 기기나 무선 센서 네트워크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서도 큰 활용 가능성을 지닌다.

노준석 교수는 “전 방향 저주파수 진동 제어와 에너지 수확을 동시에 달성하며 탄성파 제어 기술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라며 ”건물 내진 설계, 기계의 소음 및 진동 저감, 웨어러블 기기의 에너지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재료과학 및 응용 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