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를 중심으로 스탁론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증권사 주식계좌를 담보로 한 대출을 넘어 개별 비상장기업의 장외주식을 담보로 삼은 대출까지 증가 추세다. 그간 최대주주 등 신용 조건이 명확한 차주를 대상으로 했던 장외주식 담보대출이 온투업을 통해 개인 소액주주에까지 번지고 있다. 정보 공개가 제한적인 만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온투업계 대출 잔액 가운데 기타담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연초의 10% 대비 2배 증가했다. 주식계좌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을 연계하는 하이펀딩의 기타담보 대출 잔액이 10배 가량 증가한 것은 물론 8퍼센트 역시 스탁론을 개시하면서 빠르게 관련 잔액이 늘고 있다. 장외주식을 담보로 삼은 프리스닥의 누적 대출 규모도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온투업계는 스탁론 수요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과 신용대출에 집중해오던 업계가 비교적 높은 안정성과 고수익을 앞세운 스탁론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고객을 끌어모으는 상황이다. 덩달아 장외주식까지 스탁론이 활성화되며 개인 소액투자자의 급전 조달 창구로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온투업체 프리스닥에서는 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 장외주식을 담보로 삼은 펀딩이 대거 투자 상품으로 등장했다. 임직원은 물론 일부 투자법인까지도 야놀자 주식을 담보 삼아 대출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프리스닥에서만 석 달간 야놀자 장외주식을 담보로 30억원이 넘는 대출이 집행됐다. 약 3만주 안팎에 이르는 담보 설정 규모를 고려하면 스톡옵션 행사로 장외주식을 확보한 계열사 임직원의 자금 조달을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야놀자 외에도 ISTN, 플로트론, 지엔티파마 등 각종 장외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 다수가 온투업 플랫폼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소액주주가 온투업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는 기존 금융권에서는 장외주식을 담보로 삼기 쉽지 않아서다. 증권사와 저축은행 등에서는 최대주주 또는 법인을 대상으로만 장외주식 담보대출을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장외주식에 대한 정보 취득이 제한적이고 가치 변동 역시 파악이 쉽지 않은 만큼 담보 가치를 신뢰할 수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프리스닥은 17일 들어 연체율 13.29%를 기록하는 등 연체율이 급증했다. 현재는 상환이 완료됐으나 지난 7월에는 코넥스 기업 이브이파킹서비스에 대한 투자 상품에 대해 연체가 처음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주식은 거래량이 많고 상한·하한폭이 있기에 즉시 반대매매 등 리스크 관리에 유연한 반면, 비상장주식은 그렇지 못할 위험성을 안고 고위험 고수익으로 운영되기도 한다”며 “투명한 담보 및 상품 관리·감독 여부와 투자자에 대한 고지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