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생산이 중국 독과점 체제로 바뀌면서 수요없는 패널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이 80형 이상 초대형 LCD에 집중하면서 2026년 1000만대 돌파가 예상됐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860만대로 저조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LCD 패널 수급과 OLED TV 사업에서 국내 TV 제조사가 이중고를 겪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1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박진한 옴디아 디렉터는 “LCD TV 패널 제조사가 중국 BOE, CSOT, HKC로 좁아진 사실상 중국 독과점 체제로 바뀌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수요가 저조해도 패널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내년은 물론 앞으로 중국의 LCD 패널 독과점 파워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LCD 패널사들은 전략적으로 팹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조정하면서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수요는 면적 기준 2%로 낮은 수준이지만 추가 팹 투자가 없고 기존 팹의 전환 등으로 전체 생산능력이 유지·감소할 가능성도 높은 가격 유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옴디아 분석에 따르면 월평균 LCD 팹 가동률은 2021년까지 80% 이상 수준을 유지했으나 2022년부터 74~78% 수준으로 낮아졌다.
통상 팹 가동률이 낮아지면 수익성도 감소하지만 주요 중국 LCD 팹의 감가상각이 올해와 내년 대부분 끝나는 게 변수로 작용했다. 감가상각이 마무리되면서 가동률을 낮춰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이다.
옴디아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까지 더해져 중국 패널사들이 흑자 구조에서 LCD 팹을 운영하는 구조가 시작될 것이라고 봤다.
박진한 디렉터는 “현재 중국 패널사들의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 적자지만 이제 막 흑자 전환이 시작됐다”며 “돈을 벌면서 LCD 사업을 하는 구조가 되면 8.6세대 OLED와 퀀텀닷(QD)에 대규모 투자하는 선순환 기반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옴디아는 기존 제시한 2026년 OLED TV 1000만대 전망치를 86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100형 이상 초대형 LCD TV와 한국의 50~60형대 OLED TV 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장기적으로 OLED TV 수요가 크게 하락한다고 본 것이다.
정윤성 옴디아 수석 리서치매니저는 “샤프가 10.5세대 라인에서 100인치와 55인치를 한 개 원장에서 동시 생산하는 멀티모델글라스(MMG)를 실행한다면 OLED 업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TV 제조사와 패널사 모두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OLED 모니터 생산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시에 옴디아 수석디렉터는 “차이나스타가 인수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에는 2개 모듈팹도 포함됐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TV용을 IT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며 “광저우 공장 인수는 TV패널뿐만 아니라 IT패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