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조낙이 첨단 패키징 기술에 적합한 재료를 찾기 위해 '기업 간 협력'을 화두로 던졌다. 레조낙은 일본의 세계적인 반도체 패키지 기판 소재 기업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필수 소재인 비전도성필름(NCF)을 공급하고 있다.
아베 히데노리 레조낙 전무는 17일 전자신문과 반도체 패키징 발전전략 포럼이 공동 주최 '반도체 한계를 넘다' 콘퍼런스에서 “소재, 장비 기업들과 공동 제조 프로세스를 구축해서 고급 패키징 재료의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고객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한 이유로 제품을 빠르게 개발하고 협력 기업 간 상호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장비 기업과 소재 기업이 각각 제품을 개발할 경우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개선 과정을 최소화해서 양산 적용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첨단 패키징은 전에 없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소재 역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개별 기업이 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베 전무는 “반도체의 속도와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염료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베이스 패키징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고급 패키징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해질 것”고 말했다.
레조낙은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위해 구성된 '조인트2' 운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조인트2는 레조낙을 비롯한 일본 기업 13개가 반도체 패키징 기술 개발을 위해 모인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여러 개의 워킹그룹을 운영하면서 기술과 정보를 상호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조낙은 3개 워킹그룹 리더를 맡으면서 △10마이크로미터(㎛) 간격 범프 피치 △회로와 공간이 1㎛ 크기로 반복되는 미세회로 연결 △140㎜×140㎜ 크기의 대형 패키지 기판 프로젝트의 주요 재료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범프 피치 간 간격에 채우는 캐필러리 언더필(CUF), 재배열(RDL) 공정에 사용되는 드라이 레지스트 필름, 열팽창계수(CTE) 3 수준의 고탄성 기판용 유리 등이 각 워킹그룹에서 개발 중이다.
아베 전무는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컨소시엄 내 3개의 워킹그룹은 올해 3년차에 접어들었고, 2026년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조낙은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공동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미·일 소부장 10여개사와 'US-조인트'를 창립했고, 2025년부터는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GAFAM)와 협력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후공정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소재 강국 일본이 장점을 발휘하며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