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산업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금융사고에 대해 발생 원인 등을 발본색원해 엄중한 책임을 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장감사에 출석해 “금융권 책무구조도 안착, 내부통제 강화를 지원·점검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오전부터 금감원의 △가계대출 혼선 △월권 △감사 정치화에 대한 국회 비판이 쏟아졌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 원장이 최근 은행 대출 정책에 구두 개입을 여러 번 했다”면서 “가계부채 총량 규제는 폐지된 상태인데도 정부 정책에 반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정부)경제팀 내 협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관련 메시지나 입장 발표하는 것”이라며 “정부 내 엇박자가 있다는 말씀은 좀 아니라고 답변드리고 싶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금융그룹 보험사 인수합병과 관련해 이 원장이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대해 금감원과 소통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는 행정지도”라며 직권남용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불편함을 드린 점에 사과 말씀을 올리겠다”면서도 “제가 발언하거나 입장을 취하는 내용들은 경제팀 내에서 합의가 된 내용이나 공감대가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이 검사나 조사가 다 끝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중간 보도자료' 형식으로 사건을 흘리면서 '정치검찰식 언론 호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2022년 외환 송금 사건'과 '태양광 대출 사건' 등을 언급하며 “금감원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결과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수십명이 이미 기소된 상태고 1심에서 유죄가 나온 사람도 있다”면서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지적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이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체계적·선제적 대응 △민생금융 강화 및 금융소비자 보호 노력 △금융시장 질서 확립을 통한 금융 신뢰 제고 △금융산업의 책임 있는 혁신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망분리 규제 합리적 개선, AI·데이터 활용 환경 조성 등 제도적 지원을 지속하고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점검, 금융권 자율보안체계 확립 등 금융회사 책임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