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충북도가 '중심에 서다'라는 새 이름을 찾았다. 아무리 많은 좋은 정책을 추진해도 브랜딩이 성공하지 못하면 진정한 대한민국 중심으로 부상할 수 없다는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신념 아래 도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위상을 정립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충북은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로 대표되는 첨단산업 대부분이 집중돼 있고, 신이 내린 정원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지역으로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이러한 강점이 미래 충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선결 조건임과 동시에 충북만이 가질 수 있는 브랜드라고 강조한다. 김 지사는 “세계인들의 버킷 리스트에 '꼭 한 번 충북을 방문하는 것'이 포함되는 것을 늘 상상한다”며 “매년 수십억명이 앞다퉈 충북을 찾는 장면을 꿈꾸고, 상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불어넣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민선 8기 반환점을 통과한 현재 전국 1위에 해당하는 투자유치 규모, 전국 유일 출생수 증가 등 도정사에 기록될 수많은 성과를 거뒀다. 김 지사는 남은 임기 후반기 충북만의 브랜드를 정립하는 데 노력하고,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우량주 충북을 상장시켜 그 가치를 높이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선 8기 반환점을 지났다. 주요 성과를 꼽자면.
▲충북의 정체성을 세우는 일에 많은 노력을 집중한 결과 '중심에 서다'라는 새 이름을 찾았다. 대한민국에서 충북만 사용할 수 있고, 충북 정체성을 완벽히 표현한 이름을 갖게 돼 도와 도민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신이 내린 아름다운 정원 충북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본격 추진한 결과 도내 곳곳에서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크고 작은 변화와 발전도 있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과 성공을 이루며, 진정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시간이었다.
개혁과 혁신 분야에서는 지난해 전국 유일의 출생아 수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지역 차별과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인 중부내륙지원 특별법 제정 결과를 끌어냈다. 또 충북 지역산업과 대학교육 연계점 마련을 위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시범사업 및 글로컬대학30 선정 등도 앞으로의 지역 발전에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를 남겼다.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인공지능(AI) BIO 과학영재학교 설립, 바이오의약품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경제 및 교통물류 분야에서도 고무적인 수치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투자유치 53조원을 돌파했으며, 고용률은 전국 2위, 실업률 전국 2위 지표를 기록했다.
-투자유치 전국 1위 달성 성과가 가장 눈에 띈다. 향후 추가적인 전략은.
▲민선 8기 투자유치 목표 60조원 중 53조9199억원이라는 성과는 역대 최단 기간 최대 실적이라고 자부한다. 총 1029개 기업의 투자유치를 통해 투자유치 목표 대비 89.8%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자 올해 상반기 청주M15X에 처음으로 2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D램 생산기지 구축 건설 공사를 재개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간 투자유치를 통해 생산 101조원, 부가가치 39조8000억원, 취업 59만3000명 등 경제적 가치가 추산되며, 이는 지자체 중 유일하게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3년 투자유치 우수지자체에 3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로 이어졌다.
투자유치는 경제성장 견인차이자 지역경제 활성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마중물이라는 관점으로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시대 흐름에 맞는 투자유치 패러다임의 변화와 체질 개선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충북만의 차별화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함을 인식하고, 향후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AI 신산업·창업·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복합산업단지 개발 등 투자유치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164만 도민이 체감하고 실질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의 투자유치 강화도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피보팅(Pivoting) 정책'을 제시하고, 첨단산업과 제조업 중심 성장 일변도 투자유치에서 소비와 서비스 등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더 노력해야 한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투자유치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도정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신념 하에 민선 8기 후반기는 잘하는 분야는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로운 분야는 도전적으로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프로젝트인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사업과 연계한 서비스산업 분야 유치를 비롯해 시·군간 균형발전을 위한 국정과제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 기획재정부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를 활용한 다양한 민간 주도 프로젝트 사업 발굴 등 지역에 부족한 서비스업,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유치업종 다변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내년 정부예산 9조원 시대도 열었다.
▲내년 정부예산안에 국비 9조93억원을 확보했다. 민선 8기 출범 후 도정 사상 최초로 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다시 2년 만에 9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정부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재정개혁 등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힘들게 이룬 쾌거라 더욱 뜻깊은 성과다.
오랜 기간 끌어왔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핵심 현안이 대거 반영된 것이 가장 고무적이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사업비가 전액 확보됨에 따라 충북을 동서로 잇는 고속도로를 조기 준공할 수 있는 여건이 충족됐으며, 충북선을 직선·고속화하는 예산도 반영돼 국가 X축 고속철도망 완성으로 대한민국 교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길이 열렸다.
이 밖에도 중부고속도로 확장, 청주공항 활성화 관련 사업 등 굵직한 SOC 예산 모두를 확보하며 국토 중심 충북이 진정한 대한민국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일부 현안 사업은 정부예산안 사업 명단에서 빠져 국회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앙부처 협의나 중앙투자심사 등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반영되지 못한 것들로 예산 추가 확보를 위해 더욱 철저한 사업 논리로 건의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남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충북 미래를 결정지을 바이오·의료, 반도체, 도농 상생형 일자리 등 예산이 추가 확보될 수 있도록 지역 국회의원, 시·군과 함께 힘을 모아 다각적으로 예산 확보 활동을 전개해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주요 미래산업인 첨단바이오 중심 도약을 위한 계획은.
▲충북은 1997년 오송생명과학단지의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시작으로 지난 30여년 간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단계별로 조성해 명실공히 대한민국 바이오클러스터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6대 국책기관(식약처·질병청 등), 국가바이오메디컬시설(인체자원은행·의과학지식센터 등), 핵심연구지원시설(신약개발지원센터·첨단의료기기지원센터 등), 연구·편의시설(C&V센터·SB플라자 등) 등을 비롯해 LG화학, 대웅제약, 종근당, SD바이오센서 등 230여개 바이오 관련 기업이 입주해 국내 최고 산·학·연·관 집적 바이오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오송이 국내 유일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관련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R&D), 인력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핵심적인 소부장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 자립화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지난 4월에는 청주 일원이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 특구로 지정돼 국내외 실증 지원 생태계 조성 또한 가능해졌다. 네거티브 방식 규제 특례를 통해 첨단 재생바이오 신기술 사업화 등 글로벌 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충북을 글로벌 바이오허브로 만들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2037년까지 2조7600억원을 투입하는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 바이오 고급 인력양성, 원천기술력 확보, 기술 자립 등을 통해 미국 보스톤 켄달스퀘어에 버금가는 세계적 규모의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이다.
그동안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내실을 다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첨단바이오 분야 초격차 실현을 통해 세계 바이오헬스 중심으로 발돋움해 나갈 방침이다.
-'K-유학생 유치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를 통한 성과와 향후 계획은.
▲지방은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도는 이를 외국인 유학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 충북만의 획기적인 지방소멸 방지책으로써 K-유학생 1만명 유치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학생 선발부터 학업, 취업·정주까지 체계적인 지원과 함께 충북형 일자리 사업인 도시근로자와 연계해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유학생들이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K-유학생 제도 홍보를 위해 도가 직접 해외 현지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친 결과 올해 가을학기 입학한 충북 외국인 유학생은 8064명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유치 활동과는 별개로 그동안 유학생 비자발급과 일·학습병행 분야에서 법적 제약이 많았으나,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통해 제도개선을 건의하고 법무부를 상대로 강력한 사업추진 의지를 피력한 결과 상당부분 법적 제약이 완화됐다.
지역 여건에 맞는 지역맞춤형 특화비자인 '광역 비자' 신설과 유학생 비자 심사 시 과도한 재정능력 심사부분 일부가 완화됐으며, 유학생 제조업 분야 시간제 취업 허가 기준도 낮췄다.
앞으로는 도, 대학, 기업이 함께 유학생의 재정 능력을 보증하는 '충북형 재정보증안'과 충북만의 유학생 광역 비자 설계안을 법무부와 지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유학생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정착 및 일·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기반으로써 지역 인적 자원을 활용한 충북형 유학생 후견인 시스템 'K-가디언' 확산을 비롯해 취업박람회 개최, 도시근로자 연계 등 충북 K-유학생 1만명 달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중부내륙지원특별법이 시행에 이르렀지만, 제정 과정에서 일부 조항이 삭제돼 이를 되살리기는 개정안 처리가 숙제로 남았다. 돌파 방안은.
▲그동안 중부내륙지역은 정부의 연안 중심 성장전략으로 인해 철저히 소외됐다. 그 결과 낙후지역으로 전락하며 인구감소를 넘어 지방소멸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충북은 수도권·충청권 주민 식수와 산업·농업용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충주댐·대청댐 등 다목적댐과 백두대간 보호지역, 국립공원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과도한 규제와 지속적인 희생만을 강요받았다.
이러한 중부내륙지역 공익적 역할에 대한 제도적 보상으로 지난해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제정 과정에서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변구역 규제 특례 등 일부 조항이 삭제돼 이를 보완하는 개정안을 마련한 상태로, 개정을 위해 국회와 중앙부처 등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는 중부내륙지역 8개 시·도와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자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협의회'를 출범할 계획이다. 지난 5월부터는 지역 국회의원과 특별법 개정사항을 건의·공유하고 있으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반대를 최소화하고자 관계 중앙부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입법이 탄력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
발의 이후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검토내용을 분석해 내용별로 중앙부처에 대응하고, 행안위 관계자를 직접 만나 개정안 당위성을 설득하는 등 특별법 개정안이 의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개정 입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달 국회토론회 및 결의대회 등을 개최해 개정 입법을 촉구하고 주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합리적이고 실제적인 규제 완화 등 다양한 특례 조항을 포함한 실효성 있는 개정안을 마련한 만큼,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발전종합계획 수립,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협의회 운영 등 후속 조치도 차질없이 이행해 도민과 중부내륙 주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만들어 가겠다.
충북=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