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윤용주 화학공학과 교수·통합과정 박지수 씨·정일준 박사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이산화탄소를 산화제로 사용하는 '프로판(Propane) 산화 탈수소화 반응'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촉매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촉매는 화학반응에서 반응 속도와 선택성을 조절, 적은 에너지로 효율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그러나 촉매를 개발하는 과정은 다양한 원소 조합과 조성을 최적화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원소 수가 많을수록 변수가 증가해 기존의 실험 중심 접근법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프로필렌(Propylene) 생산 공정의 효율을 높일 촉매를 개발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했다. 프로필렌은 포장재, 자동차 부품, 섬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폴리프로필렌의 원료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프로필렌은 프로판을 탈수소화하는 방식으로 생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산화제로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방법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2원계 및 3원계 금속 산화물에 대한 촉매 반응 성능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나무(Decision Tree)'라는 머신 러닝 회귀 모델을 적용해 프로판 전환율과 이산화탄소 전환율, 프로필렌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조건(촉매 원소 조합, 담지체의 종류, 반응 온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크로뮴(Cr), 니켈(Ni), 몰리브데넘(Mo), 지르코늄(Zr)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4원계 금속 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 실험 결과 이 촉매는 기존보다 프로필렌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 AI 분석을 통해 촉매 성능 향상의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최소한의 실험만으로 최적의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윤용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기술을 친환경 화학공정의 촉매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그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도메인 지식과 AI를 접목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환경·에너지 촉매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인 '응용 촉매 B: 환경과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