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인간 문명이 가장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발달한 공간이다. 경제, 사회, 문화, 정치 활동이 집약된 이 공간은 인류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성장해 왔다. 초기 농경 사회의 중심지였던 도시는 산업화와 함께 대규모 인구가 집중되는 공간으로 변모했고, 오늘날에는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역사학자 루이스 멈퍼드(Lewis Mumford)는 도시를 '사회적 드라마의 무대'로 설명하며,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문명과 문화를 진화시키는 공간으로 정의했다.
최근 도시화의 가속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는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스마트 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도시에 대해 다양한 학자들이 각기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공통으로 기술과 데이터의 활용, 시민 참여, 지속 가능성, 통합적 도시 관리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스마트 도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전문가 앤서니 타운센드(Anthony M. Townsend)는 스마트 도시를 “도시 환경에서 데이터와 ICT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 참여를 유도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기술 기반의 도시 혁신”으로 정의했다. MIT SENSEable City Lab의 디렉터 카를로 라티(Carlo Ratti)는 ICT가 도시의 물리적 공간과 결합해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시스템으로 설명했고, IBM의 해리슨과 도넬리(Colin Harrison & Ian Abbott Donnelly)는 ICT와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시스템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을 강조했다.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는 스마트 도시를 기술 발전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기술이 사회적 관계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에 주목했다.
스마트 도시는 기술 중심의 발전을 넘어서 사회적, 환경적 책임까지 포괄하는 복합적인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 ICT의 발전은 스마트 기술의 핵심적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등은 실시간 정보 제공과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된 결정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더욱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스마트 도시의 핵심 요소는 '연결성'과 '데이터'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술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도시 내 다양한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한다. 이러한 기술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교통 혼잡을 완화하며, 환경 보호에도 기여해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바르셀로나와 싱가포르는 스마트 도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바르셀로나는 다양한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했다. 싱가포르는 '스마트 네이션(Smart Nation)'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전반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미래의 스마트 도시는 더욱 발전된 AI, 5G,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통합해 자율적이고 시민 중심의 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예를 들어, AI 기반 교통 관리 시스템은 교통 혼잡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조정할 수 있으며,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은 각 가정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분석해 최적화된 에너지 소비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이나 기타 스마트기기를 통해 도시의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이용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도시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 도시는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