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미국 마라톤 선수 '레너디 버디 에딜렌'은 평소 자신의 운동 시간과 체중 등 자신의 운동과 관련한 데이터를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베스트셀러 '강인함 힘'을 읽어 보면 놀라운 일을 알 수 있있다. 바로 선수는 코치와 편지로 먼거리에서도 코칭을 받았다는 것이다. 코치는 편지를 통해 운동하는 방법, 경기를 앞두고 운동 시간 조절과 완벽 강박증에서 벗어나는 법 등을 선수에게 알려주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1963년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지금은 운동뿐만 아니라 업무 과정에서도 데이터를 스스로 처리하고, 단계별로 어떻게 전략을 세우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다. 그것은 바로 AI일 것이다. AI는 이제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자료검색과 데이터 분석을 통환 전략 또는 진단에서부터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넘어 영상까지 모든 분야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향후 AI가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하는 의문과 두려움도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 여론조사업체인 퓨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문가들 의견이 48%,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2%로 나왔다. 이는 응답 비율은 비슷하지만 결국 전문가들은 실제로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뺏거나 인간세계를 장악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AI를 최근에서 하나의 도구로 바라보는 시각을 넘어 함께 일하는 동료 또는 조수로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는 모든 산업영역에 공통적인 시각이다.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분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2019년 빛마루 디지털방송센터에서 AI 스튜디오 연구를 내부적으로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AI기술이 방송 기술인력을 해고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나왔다. 특히 AI를 활용한 중계 기술은 초창기 무렵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론은 월드컵이나 프로경기 중계는 전문 기술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왜냐하면 섬세한 카메라 움직임과 하이라이트 영상, 그래픽을 더해줄 전문 AI기술인력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자동으로 진행되는 AI중계 시스템은 오히려 저렴한 예산으로 아마추어 경기와 비인기종목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AI기술은 전력 분석용부터 시작해서 스카우터 제공용, 스포츠 채널의 프리미엄 시간대를 제외한 편성용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콘텐츠 산업의 한 주축인 스포츠의 활성화와 더불어 아마추어 리그, 학생 및 생활 스포츠의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미 최근 AI 기술은 촬영과 편집, 생성형 영상 재현 등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경우, AI 기술을 활용해 모든 가입자 시청 기록 및 선호 분야 등의 데이터를 2000여개 유형으로, 콘텐츠를 약 8만개 장르로 세분해 영상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
결국 AI는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기존 산업에서 미치지 못한 영역을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전체 일자리의 4분의 1을 대체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었지만 세계적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는 미래 일자리 중 60%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각국은 미래를 예비하며 일찌감치 AI에 대해 국가나 민간기업에서 투자하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때부터 AI 인재양성을 위해 2009년부터 꾸준히 스템(STEM, 과학, 기술, 공학, 수학융합분야) 교육 강화를 위한 교사 양성 등을 모색해 왔다. 2022년에는 모든 학생 대상 스템 교육의 강화를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 K-12(유치원·초·중·고) 교육에만 1200억달러(약 150조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역시 초·중·고 AI 교육이 체계화되고, 대학 교육에서는 'A+X(전공 및 산업 분야)' 융복합 교육을 하는 곳에 재정 지원을 하며 AI 융복합 인재를 양성했다. 2023년에 글로벌 AI 국가순위에서 인재·연구·개발·상업화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정부 역시 2021년 기준세계 6위이던 AI 국가순위를 2027년까지 3위권 내로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간 영역에서도 다양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생성형AI연구원에서는 AI 활용을 위한 교육개발과 연구, 출판에서부터 민간자격증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 협회·단체, 학교에서도 AI 연구와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도 학계에서 AI에 대한 다양한 교육운영, 산업체의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 등을 차세대 AI인재 투자가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이 AI 세계 3위 달성을 기대해본다.
현우진 켈리픽쳐스 대표 vcr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