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1시간 20분여 동안 면담을 했으나 합의를 이룬 것은 없었다. 악화한 민심을 극복하기 위한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쇄신을 강조했으나, 기대했던 답을 얻지는 못하고 서로의 이견만 확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해소를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설명 및 해소 등의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직접 요청했다.
이날 면담은 오후 4시 54분부터 약 80분 동안 진행됐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한 지 한 달 만에 성사된 것이다.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한 대표가 최근 민심과 여론 악화에 따른 과감한 변화·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특히 앞서 언급했던 3대 요구 사항과 더불어 특별감찰관 임명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한 대표는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도 요구했다.
박 실장은 “한 대표가 우리 정부의 개혁정책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며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점도 말씀드렸다”면서도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고금리·고물가 등 민생 정책에 대한 당정대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한 대표의 요구사항과 관련된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의 반응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에 대해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며 “오늘 두 사람의 면담을 김 여사 문제에서 단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불통의 면담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대표를 향해 “이제 남은 판단은 윤 대통령과 공멸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면담에 앞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에게 “한번 만나자”고 제안했고, 한 대표도 “민생 정치를 위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답하며 여야 회담이 성사됐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