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픈마켓 위기 '자사몰 허브 전략'으로 극복해야

이수모 아임웹 대표
이수모 아임웹 대표

최근 e커머스 업계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같은 중국 e커머스의 초저가 공세로 국내 플랫폼들이 큰 위협을 받았다. 하반기에 들어서서는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며 오픈마켓 중심 생태계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할까.

그 해답은 '소비자직접거래(D2C) 자사몰'을 브랜드 허브로 삼는 전략에 있다. 오픈마켓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 시점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모든 브랜드는 자사몰을 브랜드 중심 허브로 삼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먼저 자사몰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자사몰 운영의 큰 장점은 플랫폼 수수료 절감에 따라 가격이나 프로모션 정책을 자유롭게 수립할 수 있는 점이다. 높은 마진율을 확보하고 효과적인 프로모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일례로 스킨케어 브랜드 심플리웍스는 자사몰을 통해 '한번데이 프로모션'을 실시 객단가와 매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해당 프로모션은 월간 매출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는 운영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또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차별화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자사몰 운영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고객 데이터는 정교한 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의 핵심 동력이 된다. 아울러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로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자사몰은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이다. 고객 경험을 브랜드에 맞게 설계함으로써 차별화를 이루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할 수 있다.

브랜드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물론 브랜드 성장 단계에 따라 요소를 적용하는 방식과 우선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초기 단계 브랜드에게는 오픈마켓을 포함한 다양한 채널 진출이 여전히 중요하다. 빠른 고객 확보와 인지도 상승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브랜드는 점진적으로 '자사몰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고 브랜드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자사몰을 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사몰 중심의 통합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자사몰을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브랜드 경험 허브로 포지셔닝하고, 오프라인 매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마켓 등 모든 접점을 자사몰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SNS 쇼핑 태그를 자사몰과 직접 연동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QR코드를 통해 자사몰의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등을 들 수 있다. 고객은 어떤 채널에서 시작하든 결국 자사몰의 풍부한 브랜드 경험으로 유입되고 장기적인 고객 관계 구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접근은 모든 채널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채널의 고객 데이터를 자사몰에서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고객이 어떤 채널에서 시작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최적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고객 중심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시장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다. D2C 자사몰 중심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위기 극복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개별 브랜드의 성공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다양성 있는 e커머스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다. 브랜드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이수모 아임웹 대표 ceo@imweb.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