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대학 창업 톺아보기 ①숫자로 보는 대학 창업 꾸준한 성장세 보인 창업 지표…“양적 성장·세밀한 지원 필요해”

대학 학생 창업기업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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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퀄컴 등은 모두 대학 실험실 기술기반 창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학은 이제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인재 개발뿐 아니라, 혁신적으로 유기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대학의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탄생하고 시장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열린 '대학의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사업 10주년 포럼'에 참석한 이재우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은 대학 창업의 중요성을 이렇게 짚었다. 현재 재정 위기에 놓인 대학은 저마다 창업을 통한 수익화를 구상한다. 대학마다 창업 정책을 구상해 교수와 학생의 창업 파이를 키우는 이유다. 이를 통해 대학은 학교와 연구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에듀플러스는 '대학 창업 톺아보기' 기획을 통해 대학 창업의 현황과 앞으로 보완할 점 등을 알아본다.

창업 교육·창업 강좌 등 정량 지표 꾸준히 늘어

대학정보 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3년 신규 학생 창업기업 수는 1951개로 2022년 1581개보다 23.4% 증가했다. 대학의 창업 수준을 정량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학생 창업기업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은 인천대로 90개였다. 이어 건국대(76개), 한양대(69개), 연세대(67개), 영남대(62개), 가천대·중앙대(57개), 동국대(54개), 성균관대(47개), 한국외대(38개) 등 이었다. 지역 대학으로는 영남대가 유일하게 상위 10개 대학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교원 창업기업 수가 많은 상위 대학은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국공립대에 집중됐다. 강원대(18개), 성균관대(17개), 서울대(15개), 한양대(14개), 경상국립대·인하대·전북대(12개), 전남대·충북대(11명) 경북대·경희대·호서대·KAIST(10개) 등이다. 지역 사립대로는 호서대가 유일했다.

창업강좌 수도 늘었다. 2023년 9509개였던 창업강좌 수는 지난해(8941개)보다 6.4% 증가했다. 창업강좌 이수자도 33만9890명으로 지난해(30만6390명) 대비 10.9% 늘었다.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을 포함한 창업강좌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은 백석대로 총 532개를 운영한다. 이어 한양대(517개), 가천대(329개), 경성대(297개), 건국대(232개), 고려대 세종캠(186개), 경희대(181개), 호서대(171개), 성균관대(160개), 중부대(155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에듀플러스]대학 창업 톺아보기 ①숫자로 보는 대학 창업 꾸준한 성장세 보인 창업 지표…“양적 성장·세밀한 지원 필요해”

2023년 대학 기술이전 실적은 5688건으로 2022년(5014건)보다 13.4% 증가했지만, 기술이전 수입료는 1002억으로 2022년(1306억)보다 23.3% 감소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기술이전 수입을 올린 대학은 한양대로 기술이전 62건에 72억6684만원을 기록했다. 기술이전 수입 상위 9개 대학은 서울대(65건) 48억9643만원, 경희대(78건) 40억5456만원, 연세대(78건) 40억2546만원, 세종대(46건) 38억6134만원, 성균관대(74건) 38억277만원, 충북대(255건) 32억6137만원, 경북대(143건) 32억4219만원, KAIST(50건) 30억8380만원, 아주대(56건) 28억3285만원 등이다.

수도권·국공립대 쏠린 창업 지표…소형 대학에도 기회를

창업 관련 정량 지표를 살펴보면 상위권은 대부분 수도권과 국공립대가 차지한다. 수도권 대학과 대형 대학일수록 인프라 확보 및 정부의 창업 관련 사업도 더 많이 수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학 창업 생태계를 확산하려면 실질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A대 창업센터 관계자는 “수도권과 지역 대학의 차이는 다른 분야에서도 크지만 창업 역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지역에서는 대학이 창업 인프라를 더 확충하고 싶어도 재정 여건상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대형 대학과 지역 소형대를 구분해 지역에서 잘 해낼 수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정책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창업 분야의 양적 향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도권 B대 교수는 “국내 대학에 창업 관련 정책이 양적으로 늘었다고 하지만 해외와 비교했을 때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면서 “실제 학생들이 창업 교육을 접한 경험도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창업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C대 창업대학 교수는 “교원·학생 창업을 통한 수익은 대학 연구와 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여전히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대학이 많다”며 “대학이 창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