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혈당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로 일반인들의 '체중관리'가 가능하다는 과다 광고가 횡행하면서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2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CGM을 판매하고 혈당관리를 서비스하는 혈당 측정 기업 10여곳에 '의료기기 유통 안전관리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식약처는 공문을 통해 “최근 개인용 체내 CGM이 허가받은 사용목적과 다르게 일반인의 건강관리, 체중감량을 위해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CGM이 허가사항과 다른 효능이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GM은 피부에 센서를 부착하고, 센서를 통해 일정 시간마다 연속적으로 혈당을 측정해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CGM은 3등급 의료기기로 4세 이상 당뇨환자의 세포간질액에서 글루코오스 농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허가받았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체·건강관리 서비스 업체는 CGM의 소비자 안전사용 및 피해 예방을 위해 의료기기광고 자율 심의를 받아 소비자에게 정확한 의료기기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CGM 판매 기업은 의료기기 광고 자율심의를 받고 소비자 안전사용 정보를 함께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CGM과 연계해 체중관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혈당 관리로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광고하면서 소비자를 호도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때문에 당뇨인보다 일반인들의 다이어트를 위해 CGM이 활용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실제 닥터다이어리는 지난해 3월 CGM을 활용한 체중관리 프로그램 '글루어트'를 론칭하고 혈당 관리를 활용한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론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엠서클의 웰다도 '배고픔 없는 신개념 다이어트'라며 홍보하고 있다. 이 외 글루코핏 등도 '다이어트 후 요요', '뱃살이 안 빠진다'는 등의 고민을 CGM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대한비만학회는 확산되는 CGM 과대 광고에 지난 3월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체중 감량을 위한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CGM관련 비만관리 방법이 확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업체들의 광고 방법에 수개월간 변화가 없자 식약처가 나선 것이다.
비만 관리와 건강 개선은 종합적인 생활습관 개선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신체 활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는 건강과 적정한 체중 유지에 가장 중요하다. 이런 생활 습관 변화에 CGM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CGM을 쓴다고 해서 살이 빠진다는 내용을 광고에 담아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광고를 관리하는 목적으로 공문을 보냈고, 기업들은 해당 의료기기 사용으로 체중감소 효과를 확정할 수 있지 않다고 포함해 소비자에게 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CGM은 혈당 측정으론 승인됐지만, 비만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일부 기업들이 비만 관리로 홍보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