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쌀 재고 과잉 문제가 심각하다. 쌀을 주식으로 하던 식문화가 변하고 있고 고탄수화물식품이란 인식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 쌀 수입량도 30만톤을 넘어서면서 쌀값 불안을 키우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 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9월 쌀 수입량은 30만8300톤으로 작년 동기 18만6800톤보다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쌀 수입금액은 2억8741만달러로 같은 기간 87.3% 늘었다.
쌀은 저율관세할당 물량이 정해져있다. 관세화 유예조치가 끝난 2015년부터 수입관세율을 513%로 높게 적용하는 대신 일정 물량은 5%의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저율관세할당 물량은 40만8700톤이다.
국내 쌀 생산량도 초과하면서 산지 쌀값은 비상이 걸렸다. 산지 쌀값은 20㎏ 기준 지난달 25일 4만3648원까지 떨어지다 이달 들어 지난 5일 4만7039원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 15일 4만6212원으로 다시 하락 전환했다.
이에 정부가 햅쌀 20만톤을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시키기로 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이는 당초 올해 쌀 예상 초과생산량 12만8000톤보다 8만2000톤가량 많은 수치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올해 정부는 과거 어느 해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수급관리를 추진 중”이라면서 “올해는 초과량 이상의 과감한 시장격리를 추진할 계획이며 최종 생산량이 발표될 때까지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쌀 수급이나 가격 안정에 필요한 조치들은 현장 의견을 들어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쌀이 남아돌게된 것은 소비트렌드가 급격히 바뀌고 있어서다. 농협중앙회 디지털전략부가 발표한 '쌀 소비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쌀의 긍정적 효능에도 불구하고 고탄수화물 등 건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서구식 식단과 배달문화 확산으로 쌀 가공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즉석박이나 냉동밥 등 구매 비중이 늘고 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미곡류 매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향미 등 프리미엄 쌀 매출이 늘고 있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포장 쌀을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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