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출범한 은행권 통합인증서 서비스 '뱅크아이디(구 뱅크사인)'가 곧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에 이어 올해 신한은행도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시중은행 모두 자체 인증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서비스 이용자 수 저조를 이유로 오는 11월 20일부터 뱅크아이디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기존 사용자들은 신한쏠(SOL)뱅크 로그인 등에 뱅크아이디 대신 다른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앞서 우리은행·Sh수협은행 역시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이유로 뱅크아이디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민은행·하나은행은 이미 진작에 서비스를 접었다. 결국 주요 시중은행 모두 뱅크사인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뱅크아이디는 신뢰성 높은 은행이 발급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증명이다. 은행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 로그인을 할 수 있고 계좌이체나 금융상품 가입시에 전자서명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뱅크아이디 전신인 뱅크사인은 은행연합회가 개발을 주도하고 금융결제원이 이를 넘겨받아 운영을 맡아왔다. 2022년 9월 뱅크사인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뱅크아이디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이용 은행들 이탈이 이어지면서 범용성에 대한 한계가 더욱 커지게 됐다.
높은 보안성, 공인인증서 대비 편의성 증가 등에도 뱅크아이디가 이용자들에게 외면받아 온 것은 은행들 영향도 있다. 은행 앱에 고객 록인 효과를 강화하고 데이터를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해 은행이 자체 발급한 인증서를 사용하도록 고객들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수협은행 역시 뱅크아이디 서비스를 종료한 주요 이유 중 하나를 'Sh모바일인증서' 출시를 들었다.
또한 뱅크사인은 공인인증서 우월적 지위를 없애 전자서명시장에서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하자는 취지였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냥 블록체인 기술이 가미된 공인인증서나 마찬가지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PC에서 단독사용이 어려운 점, 속도 측면에서 사설인증서 대비 느리다는 점도 시장에서 외면 당하는 이유로 꼽혔다.
카카오뱅크 등은 처음부터 애초에 뱅크사인을 도입하지 않고 자체 사설인증서 시스템으로 운영을 개시하기도 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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