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입법이 무더기로 이어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플랫폼 규제 법안을 16건 발의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배달의민족까지 규제 범위를 넓힌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이르면 다음 주 발의할 예정이다. 플랫폼 업계는 양당이 모두 플랫폼 규제 법안 발의에 나서는 상황에서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쏟고 있다.
23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은 총 16건으로 증가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은 22개다. 22대 국회가 5월30일 임기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5개월도 채 안 돼 21대 국회 법안의 70%가 넘는 안이 발의된 셈이다.
민주당이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은 7월 이전에는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갑을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중개거래'에 관한 법안과 독과점을 규제하기 위한 '독점규제'에 관한 법안이 골자다. 7월 이후 발의된 법안은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계약서 교부의무,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정산기한 등 내용을 추가했다. 하지만 티메프 사태는 업체의 관리 부실로 인한 사안으로 온라인 플랫폼 전반을 규율하면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여당인 국민의힘 또한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별도 입법을 추진,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독점적 지위를 가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규율하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강 의원실은 공동 발의할 의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강 의원의 안은 공정위가 지난달 발표한 안에서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의 적용 대상 제외 기준을 연간 매출액 4조원에서 3조원 미만으로 하향했다. 지난해 매출 3조4135억원을 기록한 배달의민족을 겨냥했다. 배민이 중개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고 최근 입점업체와 만족할만한 수준의 상생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따른 대응으로 보이지만, '고무줄 규제'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플랫폼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는 플랫폼 규제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커 타협점을 찾기 어려웠지만 22대 국회에서는 여야 입장이 대동소이하다”며 “여야 모두 법안을 발의하면 중간에 법안이 통합될 수 있고, 업계에서 반대해도 막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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