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집권플랜본부를 통해 성장론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규제개혁을 통한 성장론을 바탕으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23일 국회 본청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집권플랜본부는 사실상 차기 대선 준비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재집권 설계도를 그리는 조직이다. 차기 집권을 준비하는 기구인 만큼 사실상 섀도 캐비닛(그림자 내각)인 셈이다. 친명(친 이재명)계 핵심인 김민석 최고위원이 수장을 맡았다.
집권플랜본부의 핵심은 단연 먹사니즘이다. 이 대표는 연임 이후 줄곧 먹사니즘을 강조하고 있다.
집권플랜본부는 이날 먹사니즘 구현을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K-팝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K-컬쳐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외국인 관광객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부가가치 선순환 정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경제안보 중심 산업 정책을 통해 방산·제약·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아울러 슈퍼클러스터 조성 등 새로운 개념의 국토 대개발과 국제 전략의 확대 등도 언급했다.
집권플랜본부 1호 영입인재로 K먹사니즘 본부장을 맡은 주형철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은 “위기를 극복할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선진국 초입에서 중산층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도록 성장에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특히 성장을 위한 규제 개혁 등도 언급했다. 김병욱 총괄본부장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존중하되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입법활동을 펼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저성장이 고착화됨에 따라 기존 민주당의 가치인 공정 못지않게 성장도 의미가 있다. 특히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등 획기적인 신성장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재정 투여 없이 돈이 잘 돌게 하는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 부의 증대에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부의 증대를 폄하하지 않고 적극 장려하겠다. 상법 개정 등 법령도 정비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른바 성장론이 민주당과 친숙한 주제는 아닌 탓에 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신산업 성장을 위한 규제를 혁파하는 과정에서 평등 등 기존 민주당이 내세우던 가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기본적으로 진보의 새로운 성장 담론을 고민하고 있다. 늦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K먹사니즘의 담론과 전략을 정리할 필요가 있고 준비에 들어갔다”면서 “집권플랜본부는 포지티브한 정책·대안을 위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
최기창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