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법인카드 지침 무용지물… 15초 단위 쪼개기 결제도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병진 의원실 제공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병진 의원실 제공

한국마사회가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정치권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따르면 마사회는 짧게는 15초에서 길게는 1분 단위로 쪼개기 결제를 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7일과 올해 5월 11일, 7월 14일 등에는 같은 장소에서 해당 행위가 이뤄졌다.

근무시간에 결제된 내역도 있었다. 마사회는 수산시장에서 지난해 2월 오후 4시 19분 '선수단 회식'을 명목으로 결제했다. 올해 역시 5월 6일 오후 3시에 초밥집에서 결제가 이뤄졌다.

내부 간담회 및 회식을 명목으로 심야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뒤 소명자료에는 '사용시간 착오'라고 기재하거나 감사실에 적발된 이후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부정 결제를 이어간 사례도 있었다.

한국마사회의 '법인카드 관리 및 사용 지침'에 따르면, 법정 공휴일과 본회 휴무일, 심야시간대에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법인카드 사용금액이 50만 원 이상일 경우 카드 사용자, 일시, 장소, 참석 인원 외에도 상대방의 소속과 성명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 의원은 “법인카드 관리 부실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조직 전반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10년간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대규모 감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감사를 통해 체계적인 감시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