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현재 수준으로 올라서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 기업 연구소 및 연구자의 연구개발(R&D) 공로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경제 발전 주역인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기업 연구자들이 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내재적인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0여년 기간 산업진흥 및 기술혁신 중심기관으로 자리잡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회장 구자균)가 우리 경제 발전 주역들을 위한 세 번째 '기술개발인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제3회 기술개발인의 날 기념식은 24일 오후 1시 30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산기협이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과 행사를 꾸렸다.
2022년 이래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기업 연구자들의 공로와 헌신을 기리고자 마련한 자리가 이번으로 3회째를 맞았다.
기념한 10월 24일은 1981년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제도'가 처음 시행된 날이다. 산기협이 한국 산업기술혁신 역사에 남은 이 날의 뜻을 고려해 기술개발인의 날로 삼았다.
이번 행사는 심장이 우리 몸에 피가 돌게 하듯, 산업과 경제 전반에 기술력을 전파한 기술개발인의 자부심·명예를 높이고, 국민적 관심·인식을 높여 기술발전 기여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도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행사 슬로건도 '기술개발인이 대한민국의 심장입니다'로 정했다. 행사 1부에서 참가자 모두가 함께 이 행사 슬로건 구호를 외치는 기념행사도 진행됐다.
1부에서는 또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과 올해 새롭게 신설된 산기협 우수연구자상 수상자인 이병원 SK텔레콤 팀장이 출연, 기술개발인들의 열정에 대한 헌사를 담은 기념 영상도 상영됐다.
기념식 2부에서는 수많은 우리나라의 심장들이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수 기술개발인들의 기술혁신 성과를 격려하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해저케이블을 설계한 김정익 LS전선 수석연구원을 비롯한 개인 12명, 특수접합 분야 신소재를 활용해 친환경차 차체 경량화에 성공한 성우하이텍 등 5개 기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어 산업 기술혁신을 장려하고 기업 연구자 우대 풍토 조성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기협이 함께 운영하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하반기 수상자 사용철 LG전자 연구위원, 여성 수상자 남수연 한국전력기술 부장 등 16명이 상을 받았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산기협 '우수연구자상' 시상도 함께 이뤄져 이목을 끌었다. 총 15명 우수 기술개발인이 선정돼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구자균 회장은 기술개발인의 날이 온 국민으로부터 치하와 축하를 받는 날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국가기념일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충권 의원 등이 관련 내용을 담은 '기업부설연구소 등의 연구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5월 말 발의한 상태다. 다수 의원들이 기술개발인의 날 국가기념일화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구 회장은 “관련 법안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어 참석하신 여러분이 힘을 보태주시기를 바란다”며 “기술개발인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국민 모두가 기술개발인을 응원해 내일을 준비해 나가자”고 전했다.
기술개발인의 노고를 다시 돌아보는 한편, 다시 '위대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주요국들의 견제, 세계 경제 위기를 버텨내면서 오늘날 우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것은 기술강국을 향한 기술개발인의 염원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올해 노벨 물리학상·화학상을 인공지능(AI) 학자들이 수상한 것은 AI를 필두로 한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경각심을 안겨준다”며 “이런 변혁을 기회로 활용하고 7만8000여개 기업 R&D 조직과 46만명 기술개발인이 힘을 모으면 세계 최고 기술 강국도 꿈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구자균 산기협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 행사를 공동 주최한 박충권 의원,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등이 참여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