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내수 경기가 소폭 회복됐지만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면서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4%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24일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0.1%,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성장했다고 속보치를 통해 밝혔다. 한은이 지난 8월에 예상했던 3분기 GDP 전망치 0.5%를 크게 밑돌았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5%,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했다.
성장내역을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승용차, 통신 기기 등 재화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며 0.5% 증가했다. 지난 2분기 -0.2%보다는 늘었지만 작년 3분기 0.1%, 작년 4분기 0.4%, 올해 1분기 0.7% 등 작년부터 0%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늘면서 6.9% 증가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감소했다.
올해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은 3분기 들어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이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 비IT품목이 부진한 가운데 IT 품목의 성장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한은은 3분기의 수출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수출이 마이너스가 났지만 심각한 수출 침체나 부진의 신호로 보기보다는 주춤했다거나 조정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수출경기 부진으로 돌아섰다 판단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분석했다.
3분기 GDP 성장이 0.1%에 그치면서 당초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인 2.4%를 달성하기도 어려워졌다. 한은에 따르면 전망치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에는 1.2%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한은은 “2024년 및 2025년 연간성장률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및 IT 사이클, 글로벌 교역조건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자세한 내용을 11월 경제전망 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