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對) 폴란드 무기체계 추가 수출과 원전 등 에너지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매년 한 차례 이상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양국 정상이 양국 간 방산·에너지 분야의 밀접한 협력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의 중인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포함해서 한-폴란드 방산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이 직접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폴란드와 K2전차, K9자주포, 천무, FA-50 경공격기 등 총 442억달러 규모 무가체계 수출 총괄계약을 맺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연내 70억달러 규모 K2전차 2차 이행계약의 성공적인 협상 타결을 위한 동력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두다 대통령도 “특히 K2 전차 관련 큰 희망을 갖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국빈방한 기간 중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리 주요 방산업체를 직접 찾아보기로 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무기체계를 선진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에너지 기업이 체코에 이어 폴란드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무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제고하기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두다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 등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키로 하면서,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두다 대통령은 “퐁트누프 원전은 폴란드 민간기업이 한국의 파트너와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정부나 대통령으로서는 (해당 건에) 큰 영향을 줄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정치적으로, 심적으로는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하게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헌장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대한민국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처를 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