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가소성 탄소복합재(CFRTP)를 사용해 튼튼하면서 가벼운 항공기 도어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 개발이 시작된다.
국내 탄소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K-카본 플래그십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대한항공과 국내 2개 기업(한화첨단소재, 코오롱스페이스웍스), 4개 기관(한국탄소산업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이 힘을 모았다.
항공기 연비 향상을 위해 '경량화'가 이슈로 대두되면서 동체, 날개, 내장재, 브레이크 등 항공기 부품에 탄소섬유 복합소재 사용 비중은 50% 이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열가소성 항공기 부품 시장은 탄소저감, 저비용, 고속생산 등 강점으로 연평균 10% 증가가 예상되지만 국내 제작 기술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열가소성 소재는 열을 가했을때 녹고 온도를 충분히 낮추면 고체 상태로 되돌아가는 소재를 말한다. 한번 열을 가해 성형하면 재가공이 되지 않는 열경화성 소재와 비교해 친환경적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오토클레이브(고온·고압 성형) 공정을 사용하지 않아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다.
'K-카본 플래그십 기술개발 사업'의 '열가소성 탄소복합재 기반 항공기 구조물 개발' 과제는 열가소성 탄소복합재 기반 항공기 소형 도어 구조물 설계와 제작 기술 확보가 목표다. 소형 도어는 항공기 동체 후방에 위치해 화물 작업자가 소형 화물을 효율적으로 적재하고 하기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물이다.
과제를 통해 우선 항공기 소형 도어 구조물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소재인 열가소성 프리프레그 제조 기술을 확보한다. 공정 분야에서는 열가소성 복합재의 접합 특성을 활용해 개별 제작된 패널과 보강재 접합부를 일체화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기계적 부품 조립 방법 대비 시간을 절감해 생산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초음파 비파괴 검사로 개발된 열가소성 복합소재 기반 구조물의 내부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분석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열가소성 복합소재 항공부품 제조 기술이 개발되면 공정 간소화와 대량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존 오토클레이브 공정 대비 30%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시에 내충격성은 향상되면서 부품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항공기에 장착되는 열가소성 복합소재와 부품 국내 생산이 가능해지고 수출을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크다.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는 연구개발기관의 공동특허출원 기반을 구축하고 신기술인증(NET)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사업 성과 홍보를 통해 연구개발 결과물이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박종수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과제를 통해 확보되는 기술이 향후 새로운 구조물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 항공 기체(AAV)와 같은 차세대 미래 모빌리티 기체 도어 구조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