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를 효율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리밸런싱(사업 재조정)'에 나선다. 3분기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8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내년 전방 시장 전망과 매출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존 생산라인 활용을 최적화하고 효율적인 설비투자(CAPEX)로 리밸런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매출 6조8778억원과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금액은 4660억원을 제외하면 1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손실은 전분기(-252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3분기 실적 개선에도 4분기와 내년 전망을 보수적으로 봤다. 배터리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 연말 재고 조정이 이어지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는 전기차 대신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고성장이 이어져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미국에서 ESS용 배터리 셀을 양산하고,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2028년부터 10년간 50.5GWh 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데 이어, 포드와 109GWh 규모 유럽 상용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미래 성장 발판도 마련했다. 신규 폼팩터인 4680(지름 46㎜·높이80㎜) 원통형 배터리 양산 준비도 마무리 단계로 4분기 샘플 양산을 시작한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