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CBO, “IP 비즈니스, 완벽 콘텐츠의 팬 페르소나”

최근 서울 모처에서 IP비즈니스 전문가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CBO와 K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최근 서울 모처에서 IP비즈니스 전문가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CBO와 K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K컬처의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팬들과의 소통이해와 함께 이들이 바라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본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IP비즈니스 전문가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CBO와 K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하세정 CBO는 넷마블, CJ ENM,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비알코리아 등을 거치며 IP비즈니스 성과를 쌓아온 'IP통'이다.



그는 하이브 아이피 책임프로듀서 시절 BT21, 타이니탄 등의 캐릭터 마케팅은 물론 'BTS POP-UP' 이라는 체험형 팝업을 개발, 콘텐츠 업계 전반에 앨범·음원·굿즈 등을 넘어선 다중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비알코리아에서는 포켓몬스터 캐릭터와 배스킨라빈스의 컬래버는 물론 배라 & 로빈'이라는 캐릭터를 안착시키는 등 소비재 영역과 콘텐츠 영역의 접근법을 새롭게 선보였다.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비마이프렌즈로 이적한 최근에는 플랫폼 '비스테이지(b.stage)'를 기반으로 한 아티스트, 브랜드들의 IP 비즈니스를 컨설팅 지원하고 있다. 강다니엘·화사·아이엠 등의 뮤지션은 물론, 나인우·배인혁 등 배우, 뮤지컬 '킹키부츠', T1, 젠지 등 e스포츠 팀까지 다양한 주체들과 팬덤의 소통을 뒷받침하는 그의 노하우는 지속가능 한류를 향한 핵심방향을 짐작케 한다.

-캐릭터나 굿즈 등의 상품부터 소통플랫폼, 팝업 이벤트까지 다양한 서비스의 주요 포인트는?

▲'팬의 즐거움'이라는 원칙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우선 IP의 매력도가 충분해야 하고, 그는 콘텐츠의 완성도에서 비롯된다. 그 콘텐츠는 IP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스토리 있는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팬들의 생활에 익숙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캐릭터가 될 수도 있다.

비마이프렌즈 협력 '이븐(EVNNE)' 캐릭터 IP '이브니즈'.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비마이프렌즈 협력 '이븐(EVNNE)' 캐릭터 IP '이브니즈'.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과거 기획했던 타이니탄과 BT21은 물론, 현재 비마이프렌즈에서 운영중인 '이브니즈'(그룹 이븐 캐릭터) 등은 팬들이 바라는 이미지들과 멤버들의 특징을 접목, 콘텐츠로서의 결과 일상생활의 방향으로 재해석한 것들이다. 콘텐츠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팬들의 생활요소가 될 수 있는 것, 그것이 팬덤비즈니스의 핵심이자 비마이프렌즈 서비스의 포인트다.

-K팝부터 배우, e스포츠, 뮤지컬 등 비마이프렌즈로서의 접점이 넓은데, 그 포인트는 어디에 있나?

▲자주 못보는 스타와 팬들의 교감을 지속적으로 이끄려는 기업들과의 시너지에 핵심을 둔다. 물론 가장 활발한 것은 K팝 신으로, 여러 팬유형과 함께 움직임 또한 가장 진화돼있다.

e스포츠는 '스포츠'라는 정의와 함께 K팝 아이돌과 유사한 팬문화가 있다. 그 덕분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

반면 배우 분야는 아직 실험하는 단계다. 작품이나 캐릭터, 배우 등 선호대상이 다양하고, K팝 아티스트만큼 지속적인 소통은 어렵기에 한계가 있지만, 이를 감안한 새로운 모델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진=T1 비스테이지 캡처
사진=T1 비스테이지 캡처

-각 팬덤들을 향한 비즈니스 접근에서 유의미한 사례가 있다면?

▲우선 음악 분야에서는 아이엠이 있다. 몬스타엑스 멤버인 그의 솔로뮤지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토대로, 색감부터 굿즈까지 진중하면서도 세밀한 톤의 브랜딩을 추진했다.

배우 신에서는 나인우 팬덤이 떠오른다. 예능과 드라마를 통한 대중이미지는 물론 일본 등의 해외팬심까지 갖고 있는 배우기에, 팬들이 나인우에게서 보고 싶어 하는 페르소나가 어떠한 모습일지 고심했다.

그런 고민과 함께, 나인우 본인이 직접 그린 '누룽지'(팬덤명) 그림을 활용한 액세서리나 기타피크 등 그의 순수한 모습들을 브랜드화했고 꽤 좋은 성과를 거뒀다.

비마이프렌즈 협력 '몬스타엑스 아이엠' 팝업.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비마이프렌즈 협력 '몬스타엑스 아이엠' 팝업.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플랫폼 측면에서는 리디의 글로벌 웹툰 서비스 '만타'가 있다. 중세 로맨스 웹툰의 주인공을 실물 아티스트처럼 접근하면서, 미국 뉴욕 배경의 현대적인 구성으로 재해석하거나, 웹툰 속 주요 지점들을 실물제품 패키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했다. 이러한 시도들이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IP를 직접 즐기는 팬덤화 되는 모습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팝업과 온라인 플랫폼, 팬 경험 양 측면의 차이는?

▲온라인은 소통이나 제품 구매 등의 편의성 측면에 집중돼있지만, 오프라인은 상대적으로 브랜드 경험의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아티스트나 콘텐츠 IP를 함께 체험하는 팬들과의 동질감을 나누는 경험은 오프라인에서 주로 가능한 이야기다. 이를 온라인화시키는 것은 저희 비마이프렌즈를 비롯한 업계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

사진=만타 비스테이지 캡처
사진=만타 비스테이지 캡처

-하세정 CBO가 보는 팬덤문화는? 관련된 비즈니스 팁은?

▲과거 단순히 주어진 것을 소비하던 팬들이 지금은 직접 목소리를 내며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그 사이에서 IP회사들은 자신만의 완성도 있는 콘텐츠IP를 바탕으로 팬들의 의견을 이해하면서 점점 고도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강력해진 팬들의 목소리 가운데서 이들이 바라는 것과 좋아하는 것들을 확인하고 만들어야 한다. 물론 전적으로 수요를 맞추자는 것은 아니다.

팬과 IP회사 양측의 힘대결로 느껴지는 과도기 단계에서 벗어나 소통해야 한다. 그 사이의 원활한 관계유지를 이끄는 데는 저희같은 플랫폼사들이 몫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사진=나인우 비스테이지 캡처
사진=나인우 비스테이지 캡처

-K컬처와 이종산업군의 접점, 어떻게 바라보나?

▲문화 자체가 일상생활에 붙어있는 것이기에, 그와 연계된 이종산업들과 폭넓은 만남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스타가 누리는 것들을 체감하거나, 그의 캐릭터나 비주얼을 담은 생활제품을 즐기는 모습이 일상화될수록, 산업계의 접근도 빈번해질 것이다.

전 세계적 산업 네트워크를 연결했던 일본 애니가 그러했듯, 북미·유럽에서의 한류 역시 K팝을 필두로 산업계 전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확대될 것이다.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K팝 등 한류 지속가능성의 위기론은 어떻게 보나?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앨범이나 굿즈 등 양적 매출은 물론 일부 감소된 모습이지만, 이는 합리적인 단계로 정착돼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K팝을 비롯한 K컬처를 즐기는 수요 자체는 점점 다양해지고 깊어졌다. 그만큼 보여줄 기회도 많고, 보여줄 수 있는 K콘텐츠 요소들도 많다.

다만 이렇게 글로벌 취향이 돼가고 있는 K컬처의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팬들과의 소통이해와 함께 이들이 바라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본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IP비즈니스 전문가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CBO와 K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최근 서울 모처에서 IP비즈니스 전문가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CBO와 K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비마이프렌즈 제공)

-비마이프렌즈의 방향성은?

▲기존까지 비마이프렌즈는 콘텐츠IP와 팬들의 긴밀한 만남을 위한 도구적인 편리함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면서, 관련 범위를 넓혀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를 바탕으로 팬과 아티스트 간의 문화들을 IT 기반 엔터요소로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추진중인 커뮤니티 별 이모티콘 서비스를 비롯, 팬과 콘텐츠 IP 양측의 일상소통을 이끌면서, 또 다른 재미들을 끌어내고 브랜딩하는 것이 앞으로의 비마이프렌즈가 그려낼 비전이라 생각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