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특한 디지털 인프라가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통합 신원인증 시스템이 블록체인 지갑 대중화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핀테크 위크 2024에서 세르게이 나자로프 체인링크 공동 창업자 겸 대표는 “한국에는 몇몇 대형 은행과 통신사가 신원 인증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단일 신원 인증 시스템은 소매 분야에서 블록체인 도입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준다”라고 강조했다.
체인링크는 기술 특성상 상호연결이 어려운 블록체인들을 연결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서로 다른 체인 게임 토큰과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를 비롯해 은행 계좌를 통한 디지털 자산 구매까지 가능한 게 체인링크 인프라의 핵심이다.
현재 △넥슨 △위메이드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이어 나자로프 대표는 “블랙록과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토큰화된 펀드를 출시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라면서 “은행과 금융 시장 인프라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올해 처음 토큰화된 펀드인 비들(BUIDL)을 출시하며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체인링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나자로프 대표는 “블록체인 거래를 생성하고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세 개의 AI를 적용하고 있다”라면서 “동시에 일치하는 결과만을 온체인에 기록해 데이터 신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인링크는 홍콩 핀테크 위크 2024에서 자체 개발한 프라이버시 보장 기술인 데코(Deco)를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데코는 신원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온체인 인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나자로프 대표는 “모든 전통 금융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체인링크 목표”라면서 “한국의 다양한 디파이(DeFi) 프로젝트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자산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체인링크는 스위프트(Swift), 유로클리어(Euroclear),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협력 중이다. 150억개 이상 데이터를 온체인에 기록하고, 16조 달러 이상의 거래 가치를 창출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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