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에 매장 또는 자사 앱 구매시와 배달 앱 주문시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버거·커피 프랜차이즈에 이어 SPC 배스킨라빈스도 점주단체 요구에 이중가격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30일 진행될 상생협의회 9차 회의 결과에 따라 이중가격제 도입이 확산 또는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PC 배스킨라빈스도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가맹본부와 점주단체는 가장 마진율이 낮은 디저트와 음료를 우선 시행하는 것으로 논의 중이다. 배달 주문 시 △3000원 이상 디저트·음료는 500원 인상 △3000원 미만 디저트는 300원 인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이번 이중가격제 추진은 가맹점주협의회가 배달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로 가맹본부에 지속 요구한 영향이다.
SPC 관계자는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해부터 가맹본부에 배달 이중가격제 시행에 대한 제안과 요청을 지속해왔다”라며 “최근 가맹본부에서 가맹점주 협의회에서 요청한 디저트·음료 품목에 대한 배달 이중가격제 시행과 관련해 업계 등 시장 상황과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보겠다고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종 시행 여부는 가맹점주 협의회와 지속 소통하는 것과 동시에 고객, 시장 상황을 보며 검토중”이라며 “현재로서는 배달 이중가격제 시행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하면 가격을 더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이 배달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올리자, 롯데리아, 노브랜드버거, 한솥 등은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앞서 맥도날드, 버거킹, KFC, 파파이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등도 이중가격제를 시행해 왔다.
배달 수수료 논란은 제자리걸음이다.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수수료 문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8번의 회의를 진행했지만, 서로 간극이 커 결론을 내지 못했다.
30일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9차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달 말까지 상생협의체 결론을 내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9차 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익위원의 중재안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공정위나 국회가 수수료 상한제를 입법으로 규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와 배달플랫폼 간 수수료율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부담만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3개 민간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를 이용하고 있는 소상공인 가운데 배달앱이 중개수수료를 인상한 경우, 49.4%가 음식 가격·배달비 등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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