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를 최소화하면서도 상처를 더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자가구동 전기밴드가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신경과 최병옥·피부과 이종희 교수와 김상우 연세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전자기파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기반 '자가구동 상처치료 전자약(이하 전기밴드)'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상처에 전기자극을 주면 주변 섬유아세포들이 이동해 혈류증가, 염증해소 및 상처 부위 콜라겐 분비를 유도해 상처를 메우는 세포 재생 효과를 이용했다.
이번에 개발한 전기밴드는 TV, 노트북, 핸드폰 등 일반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는 50·60㎐ 전자기파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했다. 배터리 충전이나 외부 전원 공급 없이 구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이 진행한 세포 이동 실험에서 배양접시 위에 상처를 모방한 빈공간을 만들고 전기자극을 주자 주변 세포의 95.6%가 이동했다. 상처에 새살이 돋아난 것과 같은 원리다. 전기자극이 없을 때 63.1%만 이러한 효과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컸다.
반면 전기자극으로 인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세포독성 검사에서 세포 생존율은 100%였다. 자극으로 인한 DNA 손상도 발견되지 않아 안전하다는 평가였다.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전기밴드의 치료 효과가 월등했다.
이종희 교수는 “기존상처 치료제들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흉터 없는 상처 치료가 가능한 전기자극 장치”라고 평가했다.
최병옥 교수는 “새로운 종류의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의료기기를 개발함에 따라 다른 분야 기술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전기밴드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사업 및 삼성서울병원의 SMC-SKKU 협업연구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29.4)'에 게재됐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