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서준혁 화학과 교수팀이 코발트 촉매의 교환결합 성질을 이용해 전자와 양성자의 이동을 제어하고 수소 생산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 현상에 대한 이해를 수소 생산 촉매 개발에 적용한 사례다. 전자와 양성자의 이동경로 제어 방법은 다양한 화학 반응의 반응성과 선택성 연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촉매 반응 효율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기화학적으로 수소 가스를 생산하는 촉매 반응이 기존 연구에서 다수 보고된 바 있으나 전자스핀의 상호작용 현상을 이용해 양성자와 전자의 이동경로를 제어하고 수소 생산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는 아직 보고된 사례가 없다. 전자스핀은 전자의 질량이나 전하와 같은 기본 성질 중 하나로 각운동량 단위를 갖는 물리량이다.
연구팀은 수소 생산 반응의 기본 단위인 전자와 양성자의 이동경로 제어에 주목했다. 새로운 제어 방법을 적용해 수소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매우 높은 효율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전자스핀 상호작용', 즉, 강자성과 반강자성 성질을 각각 띠는 두 종류의 코발트 화합물을 설계했다. 전자스핀 상호작용은 촉매 시스템으로 유입된 전자스핀이 상호작용을 통해 마치 무대 위에서 두 명의 무용수가 한 방향으로 함께 춤을 추거나 반대로 춤을 추면서 서로의 이동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화합물의 에너지 상태에 영향을 주고, 다른 전자스핀의 이동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반강자성 코발트 촉매 화합물은 전기화학 셀의 환원전극에서 공급된 전하량 대비 100%의 전환 효율로 수소를 생산하고, 단위 초당 11×103개 이상의 수소가스를 생산하는 높은 촉매 반응성을 보여줬다.
이에 반해 강자성 코발트 촉매 화합물은 반강자성 화합물의 절반 수준인 단위 초당 6×103개 정도의 수소가스를 생산했다. 이는 반강자성 스핀 상호작용이 전자를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며 결과적으로 수소 생산 촉매 반응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준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수소 생산 반응에서 전자와 양성자의 이동을 제어하는 방법을 이해하게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에너지 전환 화학 반응에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