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안전이 확인된 원전은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적 원전 르네상스를 맞아 우리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경북 울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 참석해 “기존 원전을 안전하게 오래 쓰고, 미래 혁신 원전을 과감히 도입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원전은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정책에 따라 최초 허가된 설계수명이 지나면 폐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계속운전 심사를 받을 수 없다. 현재 고리 2호기, 3호기가 멈춰있고 내후년까지는 총 5개의 원전이 가동을 멈추게 된다. 윤 대통령은 “이로 인한 손실액이 천문학적이다. 이는 고스란히 국민과 산업계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원전을 80년간 운영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안전만 보장되면 기간 제한 없이 운영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설계 수명 30년, 40년이 넘으면 안전과 별개로 계속운전을 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해외 선진 사례를 참고해 안전이 확인된 원전은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 그것이 우리 경제와 산업이 사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또 고준위 방폐물 처리 문제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국회에 여러 건 발의된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 관리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도 당부했다. 이와 함께 SMR과 같은 미래 혁신 원전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안전과 허가 기준 등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울 원전에 대해선 “세계 최고의 기술로 건설한 신한울 원전은 경북지역 1년 전기 소비량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게 된다. 울진군민, 경북도민은 물론 경북의 철강, 반도체, 배터리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축하할 일이 또 하나 있다. 그토록 기다리던 신한울 3·4호기 착공”이라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신한울 3·4호기 일감이 1조원 이상 발주됐고, 건설 공사가 본격 개시되면 더 많은 일감이 쏟아지면서 지역 경제도 크게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원전이 더 늘어야만 반도체, AI와 같은 첨단 산업을 크게 키울 수 있고,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 달성도 가능하다. 정부는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외 새울 3·4호기 건설,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 해외 원전 수주 등을 통해 일감을 늘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50년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연내에 마련하고 원전 산업의 비전과 종합적인 계획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원전 연구개발(R&D)도 대폭 늘린다. SMR과 같은 차세대 원전을 비롯해 건설, 운영, 수출, 해체 등 분야별 전 주기에 걸쳐 기술개발과 투자를 확대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