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1만6000여명을 보유한 초대형 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가 허위 교육 논란에 휩싸였다.
산하 사업단에서 보험판매 전문회사 제도가 도입될 경우 보험료 책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율협상권'을 확보하게 된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활용해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소속 A사업단은 최근 관리자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회사의 비전과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인카금융서비스가 보험판매 전문회사로 재탄생할 것이고 보험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 골자다.
보험판매 전문회사는 GA에게 금융사 수준의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고 지위를 격상하는 제도다. 지난 8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보험대리점협회를 중심으로 입법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A사업단은 인카금융서비스가 보험판매 전문회사로 도약시 요율협상권을 확보해 보험료와 판매수수료 등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며, 4분기 신규 설계사 100명을 모집하자는 목표를 공유했다. 이후 사업단 소속 보험설계사들은 해당 자료를 SNS에 배포했다. 앞으로 확대될 GA 영향력을 강조해 신규 설계사를 모집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닌 데다가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와도 협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험사가 통계를 바탕으로 제작한 상품의 보험료를 GA가 조정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뿐더러, 보험판매 전문회사 검토 과정에서도 요율협상권은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는 이같은 방식의 교육과 설계사를 모집하려는 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신규 설계사 영입을 위해 대리점 영향력을 과대 포장했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일 뿐 아니라 허위 리크루팅에 속아 취직한 설계사에 대한 보호도 필요하다”며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금소법처럼 강하게 제지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 말했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조치에 나섰다. 현재는 관련 SNS 게시물이 모두 내려간 상태다.
인카금융서비스 관계자는 “SNS 게시물 회수를 요청하고, 잘못된 교육자료 배포를 중지시켰다”며 “기재된 내용은 회사 방침과도 다르며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와는 일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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