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차로 1시간여 달려 도착한 경기도 화성 향남제약공단. 이곳에 국내 굴지의 강소 제약사 동구바이오제약이 있다. 1970년 '동쪽의 언덕'이란 의미인 '동구약품'으로 시작한 작은 제약회사는 이제 피부·비뇨기 의약품부터 줄기세포 적용 헬스케어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회장은 “동구바이오제약은 기존 제너릭 시장뿐만 아니라 개량신약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면서 한국 제약사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설비 국산화와 첨단화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 공장에서 눈길을 끈 것은 선별 시스템이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수입해 사용하던 선별 장비 국산화 대체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선별 기계를 국산화하면서 과거 10억원대이던 비용이 4억~5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유지보수도 편해졌다”면서 “동구바이오제약이 레퍼런스 역할을 하며 초기부터 국산화를 지원했고, 현재는 국내 여러 제약사에 이 장비가 보급돼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화 수준도 상당한데, 회사 설비 자동화를 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조 회장은 “현재 공정 약 80%가 자동화됐다”라면서 “특히 포장 외 대부분 공정은 자동화가 완료된 상태로, 사람은 주로 공정이 원활히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제 제조 공정도 빈틈이 없었다. 특히 연질캡슐 제작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회장은 “연질 캡슐은 기술력과 생산 시설이 필요해 모든 제약사가 할 수 없으며, 국내에서 연질캡슐 라인을 가진 제약사는 10개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동구바이오제약은 초창기부터 CMO 사업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물류와 생산 혁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조 회장은 “피코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 물류센터를 구축해 효율성을 높이고, 물류비용 절감과 함께 제품 공급 신속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생산 분야에서는 스마트공장 도입과 자동화 로봇,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제네릭을 넘어 신약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큐리언트와 협력해 항암제를 포함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며, 현재 임상단계 이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큐리언트는 2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면 해외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업의 중요성도 시사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현재 20개 이상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투자 기업들을 연결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점선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점선면 전략으로 바이오벤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 전략을 통해 각 회사가 단독으로는 내기 어려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고, 최종 입체적인 협력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동구바이오제약이 투자한 회사 간에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전체 생태계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