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재 유출 방지와 규제 정비가 최우선과제라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인공지능학회는 최근 국민경제자문회의 용역을 통해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학회는 보고서에서 국내에 10개 인공지능 대학원, 9개 인공지능 융합 혁신 대학원에서 AI 교육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일할 기회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같은 국내 대표 AI 기업이 신입 채용을 축소하면서 신입 인재들이 경력을 쌓고 성장할 환경이 부족한 것을 문제로 꼽았다. 이는 곧 AI 인재의 해외 유출 가속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학회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도,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로 AI 인재 유출이 많은 국가다. 많은 AI 인력들이 글로벌 AI 허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빅테크 기업에 채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국내 AI 산업의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AI 투자 부족을 인재 유출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한국 AI 투자 규모는 주요 15개국에서 9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수준이 산업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에서는 신입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정부는 AI 연구 개발 자금을 늘려 우수 인재가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AI 기술의 산업적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 정비와 데이터 거래 시장 활성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가령 AI 샌드박스를 통한 규제 완화는 기업들이 다양한 실험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규제 완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대·중소기업 간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대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중소기업과 연계해 비즈니스 혁신을 도모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 거래가 가능해지면 산업 전반에 AI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학회 관계자는 “AI는 4차 산업혁명의 원천으로 한국은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핵심 인력 유출이나 규제로 더 큰 성장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실태를 반영해 AI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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