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이 운전습관 데이터를 집적하는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앞으로 주행자 운전습관을 보험사가 확인해 보험상품 개발이나 보험료 책정 등에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험개발원은 운전습관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 외부 용역 입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원이 설정한 사업기간은 약 6개월로 내년 5월까지는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보험업계에선 운전습관을 보험료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티맵 등과 연계해 안전운전시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식이다. 이달엔 현대해상이 업계 최초로 운전자보험에 안전운전 할인을 적용해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다만 보험사가 주행자 운전습관을 확인할 때 활용하는 정보가 실제 급가·감속 횟수와 같은 세부 데이터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보험사는 티맵에서 판매하는 '안전운전 점수' 데이터만 구매해 보험료 할인을 적용해 왔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직접 원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동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운전자가 휴대폰을 블루투스로 차량과 연결하면, 모바일 센서가 주행 상황과 급가·감속과 급회전, 차로변경 등 주행중 이벤트를 감지한다.
이는 데이터화돼 앱을 통해 보험사 서버로 전송된다. 업무 담당자 등 보험사별 등록된 이용자에 한해 정보 처리가 진행되며, 이용기록 및 개인식별 정보는 암호화해 관리된다.
업계는 운전습관 데이터 플랫폼이 활성화될 경우 초개인화된 보험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동일한 안전운점 점수로 똑같은 보험료 할인이 적용됐던 가입자들이더라도, 운전습관 항목별 데이터를 활용하면 세밀한 분류가 가능하다. 안전운전과 관련된 새로운 특약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자동차 이동 거리나 이용 일수에 따라 보험료가 책정되는 이용기반 보험(UBI: Used Based Insrance)에서 행동기반 보험(BBI: Behavior Based Insrance)으로 발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BBI는 운전자별로 다른 코너링시 기울기, 속도, 급가속·감속 등 운전 습관을 파악해 데이터화하고, 이에 따른 사고 위험을 보험료에 반영하는 보험을 말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직접 운전자별 세부 주행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정보 활용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