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체감하기로는 반도체와 같이 이미 데이터 관리가 잘 되어있는 하이테크 산업 소수를 제외하면 아직 본격적인 인공지능(AI) 도입 단계라기보다는 AI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 단계로 보인다.”
이원근 모빅랩 대표는 4일 잠실 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리는 'CAIO가 직접 발표하는 AI 혁신 사례 및 전망 세미나' 강연에 앞서 국내 스마트공장의 AI 도입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AI 도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분야도 많지만,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스마트공장 AI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며 “초기 기술 검증만 잘 되면 여러 스마트공장에 AI 도입이 확산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AI가 실제 스마트공장 양산라인에 도입되는 경우 전체 라인에 일괄 적용되기보단 파일럿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현재 AI가 스마트공장에 적용된 분야로는 자동화 및 제어, 예지보전, 생산성 향상, 자율 물류 시스템 등이 있다.
'품질 검사' 영역에서는 이미 비전 카메라에 AI 도입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설비 운영 데이터 및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설비 상태를 진단하고 고장을 예측하는 '예지보전'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이며 대기업 중심으로 도입을 검토하거나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그는 스마트공장의 AI 도입은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일정한 기준을 갖고 신뢰성 있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제조 데이터는 매우 대용량이고 비정형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공장에 AI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AI 도입을 통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및 공정 최적화가 가능해지며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품질 관리 개선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AI는 예지 보전, 실시간 생산 모니터링, 공급망 최적화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번 세미나에서 스마트공장에 필요한 AI 적용 솔루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모빅랩은 초음파와 AI로 설비 고장을 진단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설비나 기계에서 발생하는 소리 중에서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20KHz) 대역 소리만을 수집해 AI 모델을 생성하고 설비의 상태의 진단 및 고장 예측에 활용한다.
덧붙여 스마트공장의 AI 도입을 위한 3가지 필요 요소에 대해 설명했다. 첫 번째는 문제의 정의다. 현재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 문제의 어떠한 부분을 AI로 해결할지 정의해야 한다. 다양한 현장의 문제들을 접하다 보면 의외로 AI보다 '사람'이 직접 처리하는 게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좋은 데이터'를 얻기 위한 노력이다.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시작된다”며 “AI도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사적으로 서로 협조하며 노력을 해야 한다. 데이터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AI모델도 성능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버린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인내심이다. 제조 현장에는 다양한 이슈들이 수시로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이슈들은 1년에 손에 꼽을 정도로 빈도수가 적다. 중요한 이슈들을 AI 모델에 온전히 반영하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단계별로 AI 모델을 업데이트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4일 행사에서는 제조, 조선해양에서 건설, 콘텐츠, IT 등 다양한 업종에서의 AI 접목 사례를 소개한다. 자세한 정보는 행사 홈페이지(https://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337)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