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색깔 변화로 '건축물 노후화' 진단하는 센서 세계 최초 개발

윤재성 기계연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책임연구원(왼쪽)이 필름 나노광학 소자 측정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재성 기계연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책임연구원(왼쪽)이 필름 나노광학 소자 측정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축물 노후화 모니터링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간편화할 수 있는 나노광학 센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은 공작새 깃털, 모포나비 등의 발색 원리인 '구조색 현상'에 착안해 나노패턴이 형성된 필름형태 변형센서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필름을 건물 등에 부착하면 변형 여부, 변형량에 따라 색상이 자연스럽게 바뀌어 노후화와 손상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겸임교수이기도 한 윤재성 기계연 나노융합연구본부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녠황민 학생연구원(UST-KIMM 스쿨 박사과정) 연구팀이 이룬 성과다.

개발한 센서는 기계적 변형을 나노패턴에 의한 광학적 발색으로 표현했다. 색소나 염료, 별도 전원이 필요 없다. 스마트폰으로 색상을 수치화하면 정밀 계측이 가능하며 기존 구조물 측정, 모니터링 과정을 패치 부착으로 단순화했다.

다만 관찰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것이 난점이었다. 연구팀은 색상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나노패턴을 보정 기준값으로 활용해 관찰 각도를 몰라도 정밀한 변형량 측정이 가능하다.

나노광학 센서 측정 장치
나노광학 센서 측정 장치

연구팀은 또 색상변화 이미지를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해 위험 여부를 판별하는 모니터링 솔루션을 확보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하거나 드론·로봇·CCTV 등 측정 방법을 다양화하면 측정이 어려웠던 건축물·구조물 손상·위험성도 판별할 수 있다.

색상 발현 제어 필름도 개발했다. 특정 조건에서만 모양이 나타나는 필름으로 제작 가능해 위조방지·보안용 필름에 적용할 수 있다.

필름 나노광학 센서 기술로 10건 이상 국내특허, 국제특허(PCT) 1건을 출원했으며, 현재 미국 특허 1건을 추진 중이다. 또 저명 학술지인 미국 화학회(ACS) '어플라이드 나노 머터리얼즈' 저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영국 왕립화학회(RSC) 학술지인 '나노스케일 어드밴시스' 저널에도 게재 확정됐다.

윤재성 책임연구원은 “필름 나노광학 센서 기술로 건축물·시설물 노후화 진단이 획기적으로 간편해진다”며 “고정확도 모니터링 솔루션을 저비용으로 제공해 사회 안정성 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TEAM연구사업 중 브릿지융합연구인 나노광학AI건설안전연구단(단장 윤재성)의 '나노광학-머신러닝 기반의 건축물 안전 및 재난 관리를 위한 스마트 모니터링 기술개발' 과제 지원으로 수행됐다.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