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 내 PCR보다 정확한 결과 내' 생명연, 고감도 암 진단 플랫폼 개발

유전자가위 기반 고감도 암 진단 플랫폼 'SCOPE'
유전자가위 기반 고감도 암 진단 플랫폼 'SCOPE'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이 한미 공동연구로 메신저 RNA(mRNA)를 이용해 고감도 암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생명연은 강태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박사팀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하버드 의대(HMS), 성균관대와 함께 체액 내 바이오마커 검출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한 진단 플랫폼 'SCOPE'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개발 플랫폼은 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밀 관찰해 암 조기 진단이나 치료반응 모니터링, 종양 재발 가능성 평가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SCOPE는 종양 세포가 방출하는 세포 외 소포체(EVs)의 mRNA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13a)를 이용해 대폭 증가시켜 감지한다.

16개 샘플을 동시 처리할 수 있고, 결과도 40분 만에 제공한다.

왼쪽부터 관련 논문 1저자인 송자연 성균관대 교수, 연구책임자인 강태준 생명연 박사
왼쪽부터 관련 논문 1저자인 송자연 성균관대 교수, 연구책임자인 강태준 생명연 박사

연구팀은 개발 플랫폼을 동물모델에 적용해 극소량(40마이크로리터(㎕) 세포 외 소포체 샘플만으로도 초기 폐암을 진단해 냈고, 대장암 환자 샘플에서는 기존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검사보다 높은 민감도·특이도로 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하며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국내 분자진단 전문기업 레보스케치와 협력한 소형화러 기존 복잡한 장비 없이도 의료현장이나 연구현장에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태준 박사는 “SCOPE는 기존 방법으로는 어려운 주요 암 돌연변이를 전례 없는 수준 민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며 “여러 암 관련 바이오마커를 간소화된 방법으로 감지해 암 진단·모니터링 현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학호 하버드 의대 교수는 “소량 혈액만으로 기존 영상진단 이전에 종양 분자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며 기술 유용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10월 7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