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검사로 간세포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조기 예측”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성필수·한지원 교수 연구팀이 비침습적인 혈액검사를 통한 면역세포 분석만으로 간세포암 환자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조기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간세포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관련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하는 난치성 암이다. 최근 면역관문억제제인 아테졸리주맙과 혈관신생억제제인 베바시주맙의 병용요법이 1차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으나,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는 않다. 따라서 치료 초기에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발견이 시급했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한지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한지원 교수

연구팀은 간세포암 환자의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치료 후 효과를 확인하고자, 초기 말초혈액 내 T세포의 동적 변화를 분석했다. 65명의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전과 치료 3주 후의 말초혈액 단핵구를 분석한 결과, 항암 면역세포인 CD8+ T세포의 빈도와 표현형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발견했다.

특히 T세포 중에서도 암에서 발견되는 PD-1+CD8+ T세포에서 세포 증식과 관련된 단백질 Ki-67과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 TIGIT의 발현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T세포의 초기 동적 변화는 환자의 장기적인 무진행 생존 기간(PFS), 전체 생존 기간(OS), 객관적 반응률(ORR)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TIGIT 발현이 높은 경우 무진행 생존 기간과 전체 생존 기간이 길었다. Ki-67 발현이 높은 그룹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34.9%로, 그렇지 않은 그룹의 4.5%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이는 치료 초기에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와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간암 환자의 면역 치료 혈액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활성화 양상을 정교한 '다중색상 유세포분석' 기법을 활용했다. 또 치료 초기의 동적 바이오마커를 통해 간세포암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구현에 한발짝 다가갔다는 평가다.

성필수 교수는 “간세포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와 객관적 반응률을 치료 초기에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동적 바이오마커를 제시한 의의가 크고, 치료 시작 3주 만에 비침습적인 혈액검사로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신진)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아시아태평양간암학회 공식 국제학술지 'Liver Cancer (IF=11.6)'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