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젤투자협회가 대학 기술사업화 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해 초기 스타트업 10개사 투자유치를 이끌었다. 약 3개월만의 성과로 내년 상반기까지 40여개 기업 자금 조달이 예상된다. 교원 창업기업 우수 기술과 민간투자 지원사업 연계라는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다. 다만 교육부 기술 사업화 지원사업 축소라는 변수가 남았다.
엔젤투자협회는 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산학연협력 엑스포에서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브릿지 3.0)사업 참여기업 역량강화 프로그램 성과를 공유했다.
브릿지3.0은 대학 연구성과물 중 기업에게 필요한 기술을 발굴·이전하고, 창출한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교육부 사업이다. 기술이전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지난 8월 엔젤투자협회와 한국연구재단,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 팁스(TIPS) 운영기관인 엔젤투자협회는 앞서 6월 브릿지사업 참가 30개 대학으로부터 희망 기업을 접수했다. 시드투자가 필요한 초기기업 61개사, 팁스 완료 후 도약을 위해 후속 투자유치를 원하는 26개사, 해외 투자유치에 도전하는 11개사 등 총 98개 기업을 선정했다.
7월에는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역량강화 교육과 멘토링을 실시했다. 이후 기업소개(IR)·밋업 행사를 개최하고, 투자유치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팁스 운영사를 연결했다.
현재 61개 초기기업 중 10개사가 투자협약 또는 확약을 받았다. 이밖에 40여개 초기기업도 투자협약 논의 중이다. 엔젤투자협회는 내년 상반기까지 참여 초기기업 약 80%가 투자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수 기술 보유 기업과 검증된 운영사가 만난 만큼, 추후 팁스 선정에 도전하며 체계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역량강화 지원사업이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교육부가 최근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 라이즈(RISE)를 내세우며 브릿지3.0 사업을 흡수하려는 모습을 보여서다. 본래 사업 목적이 다르고 기술 사업화 경험이 적은 지자체가 재정 권한 절반을 가져, 대학계는 브릿지 사업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대학의 기술 이전 수입은 1005억원으로 9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역창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브릿지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브릿지3.0 참여 30개 대학 중 8개교가 지역 타 대학, 연구기관,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지역거점형'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 기반을 갖춘 초기기업이 투자유치와 팁스 R&D 과제 수행 등으로 성장한다면, 장기적으로 고용 창출과 설비 구축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지자체가 자체 벤처펀드를 조성해 첨단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는 기조와도 일치한다.
엔젤투자협회는 우선 내년에 더 많은 기술이전 기업을 팁스 운영사와 연결해 기술창업 생태계 다양성을 넓히고, 창업기업 사업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채광 한국엔젤투자협회 상근부회장은 “대학 교원창업, 기술이전 창업기업 성장지원으로 지역 경제 발전과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민간 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대학 기술사업화에 유용한 브릿지 사업이 창업기업 발전 토대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