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승리를 선언하면서, 2기 백악관과 내각 구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선인데다 1기 행정부 인사들이 등을 돌린만큼, 어떤 지시든 따르는 '충성파' 중심으로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차기 행정부의 밑그림은 현재 트럼프 인수위원회 공동의장인 하워드 루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가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무일푼으로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중개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에 입사했고, 30세도 되기 전에 CEO 자리에 올랐다. 9·11 테러의 비극을 빠르게 극복해 글로벌 금융제국을 일군 주역으로도 꼽힌다.
아직 트럼프 캠프에서 내각 구성 계획안에 대한 언급을 구체적으로 한 적은 없지만, 루트닉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1기 트럼프 행정부와는 차별화된 인선을 예고했다. 그는 “대통령의 정책에 충실한 인물들로 진용을 구축하겠다”며 충성도 높은 참모진들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책사'로 불리는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대사가 국무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대 중국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비영리 단체의 수석 고문이기도 하다. 그리넬이 국무장관이 안 된다면 국가안보보좌관으로라도 지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무장관으로 플로리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법무장관 후보로는 에릭 슈밋 미주리주 상원의원과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두 인물 모두 강경한 법 집행과 보수적 법률 해석으로 알려져 있다.
재무부 장관 후보에는 트럼프 정권의 무역정책 설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USTR)를 포함해 헤지펀드 '폴슨앤드컴퍼니' 창립자 존 폴슨, 헤지펀드 회사 '키스퀘어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거취도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머스크 CEO를 “내각이나 자문 역할에 확실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다만 머스크 CEO의 경우 여러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 내각 참여는 어렵고 자문 역할은 수행할 가능성이 높이 점쳐지고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견해에 동의하는 민주당 인사를 내각에 지명할 의향도 밝힌 바 있다. 이에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중도 사퇴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도 내각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