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카말라 해리스 후보를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한다. 초박빙을 예상했던 여론조사와 달리 트럼프 후보는 지난 대선보다 더 많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주요 경합주에서 우위를 보이는 등 강력한 모습으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현 정권의 심판론과 더불어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샤이 트럼프의 결집이 트럼프 후보의 백악관 재입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6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트럼프 후보가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7개 경합주에서 모두 해리스 후보를 앞서고 있는만큼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 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후보는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며 승리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의 여론조사와 다른 양상이다. 두 후보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1~2%포인트(P) 차이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초박빙 구도를 이어왔다. 역대 미 대선의 '족집계 예측가'로 유명한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해리스 후보가 271명, 트럼프 후보가 267명의 선거인단을 각각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일부 경합주를 제외하고 51.2%(6850만4448표)의 득표율을 얻으며 선거인단 뿐만 아니라 전체 유권자 투표에서도 과반 이상으로 해리스 후보를 앞섰다. 이는 지난 대선(46.9%)과 2016년 제45대 대선(45.9%)보다도 높은 득표율이다.
현 정권 심판론이 트럼프 후보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제난과 인플레이션, 국경 등은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주요 쟁점들이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앞세워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해왔다. 에디슨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31%가 최우선 현안으로 경제를 꼽았다. 해당 유권자들의 79%가 트럼프 후보를 선택했다. 미국인들은 경제에 대해 불확실한 정책을 내놓은 해리스보다 확실한 미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를 선택한 셈이다.
여기에는 간과된 '샤이 트럼프'의 역할도 컸다는 분석도 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 꼽히는 히스패닉계와 저소득층 등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 대선과 비교해 높아졌는데 이들이 '샤이 트럼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에디슨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45%의 지지를 얻었다. 2020년 대비 13%P 오른 것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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