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우중제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박사팀이 이미 사용한 리튬 이온 배터리 양극재를 저비용·친환경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 주로 배터리를 분쇄한 뒤 화학물질 반응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유가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하지만 과정 중 폐수가 발생하고 고온 용광로가 필요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이산화탄소까지 배출된다.
이에 화학 변화 없이 기존 소재를 회수하고 초기 상태로 복원하는 직접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는데, 이 역시 많은 시간·비용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단순 공정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 폐양극재를 직접 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상온·상압 조건에서 폐양극을 복원 용액에 담그는 것만으로도 리튬 이온이 늘어나 충·방전이 가능한 상태로 복원된다.
기술 핵심은 복원 용액을 활용한 갈바닉 부식이다. 갈바닉 부식은 서로 다른 두 물질이 전해질 환경에서 접촉할 때 두 금속 중 하나의 금속이 먼저 부식되는 현상이다. 이때 한 금속이 희생해 다른 금속을 보호하게 되는데 연구진은 이를 폐배터리 재활용에 적용했다.
복원 용액에 포함된 브롬은 폐배터리 내의 알루미늄과 접촉해 자발적인 부식을 유도한다. 이후 부식된 알루미늄에서 음전하를 띠고 있는 전자가 방출돼 폐양극재로 전달된다. 이때 폐양극재는 전하의 중성을 유지하기 위해 복원 용액에 포함된 양이온인 리튬 이온을 받아들이고, 리튬 이온이 늘어남에 따라 초기 상태로 복원되는 원리다.
또, 폐배터리를 분해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셀 내부에서 복원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활용 프로세스의 효율도 크게 향상됐다.
연구진은 개발된 기술의 성능 시험을 통해 폐배터리의 용량이 신품과 동일하게 복원되는 것을 확인했다.
우중제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온 열처리나 유해 화학물질 없이 폐양극재를 복원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폐기된 전기차 배터리의 직접 재활용을 통해 탄소 배출 저감 및 자원 순환 경제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발 성과는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에 10월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