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 환원을 확대해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선다. 자사주 3.3%를 연내 소각하는 한편 배당 규모를 확대해 오는 2027년까지 배당 총액을 연간 500억원 수준까지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했다. 유통업계에서 관련 공시를 낸 것은 롯데쇼핑에 이어 현대백화점이 두 번째다.
현대백화점은 자기자본·당기순이익 증가에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조7575억원을 기록했던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 1조700억원대까지 낮아진 상태다.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쳐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다.
첫 단추로 현대백화점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자사주 3.3%를 연내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소각할 주식은 77만3628주(1주당 5000원)로 약 694억원 규모다.
또한 연간 배당 지급 총액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최저 주당 배당금액을 1300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향후 3년 간 기말 배당 규모를 더욱 키우고 반기 배당을 최소 100억원 이상 시행해 오는 2027년 배당 총액을 500억원 수준까지 올릴 방침이다.
부문별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백화점은 청주(커넥트 현대)·광주(더현대 광주)·부산(프리미엄아울렛)에 각각 신규 출점해 오는 2027년까지 5대 거점 유통망을 확보한다.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입점하는 프리미엄아울렛에는 7000억원, 더현대 광주에는 1조2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기존 점포는 핵심 상품(MD)을 보강해 리포지셔닝에 나선다.
면세점은 수익성 높은 공항점을 중심으로 재편해 시내 면세점 효율 개선에 주력한다. 가구 부문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은 1조36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본업인 백화점과 면세점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화점 3분기 별도 기준 순매출은 5683억원으로 2.1%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710억원으로 11.0% 줄었다. 면세점은 3분기 영업손실 8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반면 매트리스 전문 계열사 지누스는 매출 2729억원, 영업이익 119억원으로 각각 23.2%, 277.1% 증가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커넥트현대 부산이 리뉴얼 공사로 인해 영업이 일시 중단됐고, 올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겨울(FW) 시즌 패션 매출이 감소했다”며 “면세점은 중국 내수 부진과 외국인 관광 트렌드 변화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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