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계가 3분기 실적 회복에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비용 감축에 따른 착시일 뿐 성장 동력을 점점 잃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면 비율 등 규제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티알엔) 3분기 매출은 285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같은 기간 취급고는 1조714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신장했다.
완연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을 뿐 시장 전망은 어둡다는 반응이다. 상반기부터 이어온 고강도 비용 감축, 고마진 상품 위주의 편성으로 부진한 업황을 버텼다고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T커머스 산업은 출범 이래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T커머스 5개사 취급고는 4조2115억원, 매출은 1조1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6.2% 줄었다. 2년 전인 지난 2021년 보다도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5개사 합산 영업이익은 183억원으로 52.1%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던 지난 2019년(177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지난해 홈쇼핑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T커머스가 TV홈쇼핑 보다도 하락폭이 더 컸다는 설명이다.
우상향하던 실적 곡선이 처음으로 꺾이면서 T커머스 상위 3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는 지난해 말 수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T커머스 업계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TV 시청 인구 감소, 매년 상승하는 송출수수료 등 홈쇼핑 안팎의 업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T커머스의 경우 화면 비율 제한, 라이브 방송 금지 등 여러 규제에 발목이 묶여 운신의 폭이 좁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홈쇼핑 산업 경쟁력 강화 TF'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TF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규제 개선 논의를 시작했다. 방송·법률·경제·경영·회계 등 각 분야 전문가 17명이 참여하며 연내 홈쇼핑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TF가 출범 당시 제시한 의제에는 △홈쇼핑 재승인 조건 △유료방송-홈쇼핑 상생협력 방안과 함께 '데이터홈쇼핑 제도 개선'이 담겨있다. 업계는 TF를 통해 실질적인 T커머스 규제 개선과 관련한 발표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 산업이 활성화 됐다기 보다는 사업자 별로 생존을 위해 비효율 개선에 전사적 노력을 이어온 결과”라며 “전체적인 시장의 고사를 막기 위해 다양한 규제 개선을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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