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항공교통(UAM) 수도권 실증(2단계)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내년 말 상용화도 차질을 빚게 됐다. 민간 사업자들의 기체 확보가 난항을 겪으면서다. 선두 사업자로 주목받아온 SKT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도 다음 달에나 실증 1단계에 참여해 연내 수도권 실증은 어렵게 됐다.
8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T,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한 'K-UAM 드림팀'은 다음 달 전남 고흥에서 실증 1단계를 진행한다. 1단계 종료 후 수도권 실증인 그랜드챌린지(GC) 2단계까지 올해안으로 마무리한다는 목표였지만 전체 일정이 연기된 것이다.
K-UAM드림팀은 이번 그랜드챌린지에서 선도 컨소시엄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실증이 미뤄진 배경은 기체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K-UAM 드림팀은 미국 조비에이션 기체를 실증에 사용하기로 했지만 조비 측에서 기체 공급을 미루면서다.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는 이달 말에나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C-1단계에선 기체 안전성, 통합 운용성, 소음측정, 비정상 상황 대응능력, 비정상 상황 모사, 충돌관리 등을 확인한다.
1단계를 통과하면 준도심과 도심 실증인 2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2단계부터는 사람이 탑승한 유인 시험이 이뤄진다.
현대자동차와 KT 등이 꾸린 'K-UAM원팀'은 무인 실증용 기체인 '오파브(OPPAV)'로 통합운용성 실증을 진행, 2단계인 수도권실증에는 참여하지 못한다. 참여사인 현대차는 UAM 자체 기체 생산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추가 실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실증 1단계를 마친 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GS건설이 참여한 'UAM퓨처팀'도 기체 이외 통합운용성 실증만을 마쳤다. UAM퓨처팀 역시 기체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컨소시엄을 주도해온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증사업 참여 방식도 바뀌면서 동력을 잃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UAM퓨처팀 버티포트 분야 참여사업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컨소시엄사간 논의를 거쳐 역할이 변경됐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당사가 가진 플랫폼 기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UAM 상용화를 위한 플랫폼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실증 2단계를 대비한 인프라와 장비, 제도 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안전 기준 등을 담은 규제 특례 심의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UAM기체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인프라와 제도를 속도감있게 제정해 원활한 실증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완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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