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 2년 사이 한 국내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모은 일본 아이돌이 있다.
걸그룹 라스트 아이돌 출신으로 현재 멀티 탤런트로 활약하고 있는 니시무라 호노카(西村 歩乃果)가 그 주인공이다.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뛰어난 비주얼과 ‘요!’라고 외치며 손을 쭉 뻗는 시그니처 포즈, 짓궂은 질문에도 능청스럽게 대응하는 뛰어난 언변 등 니시무라 호노카의 독보적인 캐릭터는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고, 현재는 그의 개인 방송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기록하는 팬이 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 그가 한국을 방문했다. 특정 아이의 삶을 인터뷰해 그 이야기를 창작자와 아티스트가 함께 곡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와스레네(wasurene) 프로젝트’에 객원 보컬로 참여해 싱글 '쉬즈 마이 히어로(She’s my hero)'를 발매한 니시무라 호노카는,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아 여러 스케줄을 소화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더욱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일단 ‘와스레네(wasurene) 프로젝트’의 싱글 '쉬즈 마이 히어로(She’s my hero)'는 니시무라 호노카가 오랜만에 가수로서 팬에게 인사하는 곡이다. 더군다나 프로젝트의 목적과 더불어 니시무라 호노카가 직접 곡 작업에 참여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은 곡이다.
니시무라 호노카는 “'쉬즈 마이 히어로(She’s my hero)'는 내가 직접 가사와 곡의 테마, 콘셉트, 분위기를 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작곡·작사가가 완성한 곡이다. 곡의 내용은 ‘잊으면 안 되는, 사람으로서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원래 성격적으로 남을 많이 돕고 싶어하기도 해서 그런 부분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팬이 많지만, 니시무라 호노카는 라스트 아이돌 시절부터 뛰어난 퍼포먼스와 매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아이돌이자 가수다.
이에 니시무라 호노카 본인도 여전히 가수로서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니시무라 호노카에게도 ‘히어로’같은 존재가 있냐는 물음에 그는 “‘나의 히어로’라고 하면, 젊은 시절 우버월드(UVERworld)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대신 말해준 밴드다. 가사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니시무라 호노카는 “나도 힘들어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고 싶고, 장르적으로도 그런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아이돌이 되기 전부터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다. 메시지가 강한 음악을 하고 싶다. (그것을 위해) 보이스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니시무라 호노카는 한국에서도 가수로 데뷔할 기회가 있었다. 잘 알려진 대로 인기 유튜버 김계란이 밴드 QWER(쵸단, 마젠타, 히나, 시연)을 결성할 때, 1순위로 섭외하고자 했던 보컬이 니시무라 호노카였기 때문이다.
QWER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니시무라 호노카도 “나도 정말로 하고 싶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개인적으로 잡혀있던 일정의 문제도 그렇고 한국에서 상주하며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 등이 불투명해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그래도 그 덕분에 한국에서 나의 인지도가 더 올라간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또 QWER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니시무라 호노카는 이제 팬이자 동료로서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니시무라 호노카는 “QWER은 지금 일본에서도 ‘엄청 귀여운 밴드가 있다’며 점점 유명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전에 한국에 왔을 때 김계란과 연락이 닿았는데, 그때 마젠타와 시연을 소개해 줘서 같이 식사를 한 적도 있다”라고 덧붙이며 QWER에 대한 애정과 응원을 전했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니시무라 호노카 본인으로 한국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니시무라 호노카는 “한국 팬에게 응원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한국 팬이 원하는 게 있으면 그것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 한국이 뷰티 강국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도 한국에 오고 싶었다. 앞으로 일이 있으면 자주 한국에 와서 활동하고 싶다”라고 밝혀 기대를 갖게 했다.
실제로 니시무라 호노카는 과거 개인 방송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밝히며 한국 활동에 대한 희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에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는지 묻자, 니시무라 호노카는 곧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예전에 공부를 좀 했는데, 지금은 많이 못했다. 좋아하는 한국어는 ‘화장실 갔다 올게요’, ‘깎아주세요’다”라고 특유의 엉뚱한 매력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런 엉뚱하고 통통 튀는 매력이야말로 니시무라 호노카가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본인의 인기 비결에 대해 니시무라 호노카는 “유튜브를 시작하고 기타를 치면서 방송하거나 게임을 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콘텐츠를 다양하게 했고, 그러면서 (사람들이)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여러 가지 장르를 시도한 덕분에 폭넓게 사랑받게 된 것 같다. 꼭 아이돌 팬이 아니더라도 나를 좋아하는 팬이 많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또 흥미로운 점은 유튜브에서는 늘 높은 텐션에 왁자지껄한 니시무라 호노카지만, 실제로 만나 본 그는 잘 웃긴 하지만 의외로 조용하고 말수가 많지 않았다.
일례로 니시무라 호노카의 시그니처 포즈인 ‘요!’를 일상에서도 사용하는지 묻자 “예? 일상에서는 안 해요!”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이에 어느 쪽의 모습이 진짜 니시무라 호노카에 가까운지 궁금해졌다.
니시무라 호노카는 “지금은 밖이라서 너무 텐션을 올리진 못한다. 또 내가 집순이에 야행성이라 이른 시간에는 스케줄을 잘 안 잡는 편이다. 평소 이 시간쯤에는 자고 있을 때가 많다(※주: 인터뷰를 진행한 시간은 오전 11시였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스튜디오에서는 에너지가 나온다. ‘On’ 스위치가 들어가면 떠들썩해진다. 방송에서 나오는 모습도 거짓은 아닌 것 같다”라고 덧붙여 양쪽 모습 모두 니시무라 호노카임을 알렸다.
어느 쪽의 모습이든, 앞으로 더 자주 한국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니시무라 호노카는 한국에서의 더욱 활발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시무라 호노카는 “사실 한국에서 인기 있다는 것을 잘 실감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예전에 한국에 오면 나를 알아보고 말 걸어주는 사람이 많아서 감사했다. 원래 QWER의 제안이 오기 전부터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뤄지다가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게 좀 아쉽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는 더 자주 한국 팬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인터뷰 말미, 니시무라 호노카는 역으로 기자에게 한국에서 자신을 좋아해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여러 가지 답이 나오던 중 ‘예뻐서’라는 말이 나오자 니시무라 호노카는 “나는 ‘예쁘다(きれい)’고 생각 안 한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냐?”라고 되묻자 “내가 ‘귀엽다(可愛い)’는 것은 조금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취향이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래도 예쁘고 귀여운 것은 다 공통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런 솔직함이야말로 니시무라 호노카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P.S. 여담으로 공식적인 인터뷰가 마무리되고 니시무라 호노카에게 ‘해리 케인(Harry Kane)’을 아는지 물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니시무라 호노카는 해리 케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이어 직접 해리 케인 버전 ‘요!’ 모음집을 확인한 니시무라 호노카가 ‘재미있다’며 쿨하게 웃어넘겼다. 아직 해리 케인의 반응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니시무라 호노카 쪽은 안심해도 좋을 듯하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